2000년대 초중반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및 PC 보급속도, 초고속망의 구축으로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했던 한국의 위상은 아이폰 한방에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고, 그후 한꺼번에 정부정책들이 쏠리고 기업들이 우왕 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가 인터넷 분야에서 많은 부문을 앞서 개발하고 서비스했지만 마지막 결승점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요즈음 인기를 끄는 구글 검색 비즈니스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소셜 네트워크 마켓 등은 우리나라 싸이월드의 일촌이 원조다. 한국에서 IPTV, 모바일인터넷, 모바일웹 등 뉴미디어 기술들이 등장은 빨랐지만 각종 이익 · 정치단체등의 논쟁에 휘둘려 상용화시기를 저울질하다 세계시장 선점기회를 놓친 것도 너무 가슴 아프다.
우리의 전자정부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실제 국민들의 몇%가 활용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또 글로벌시장으로 확산하려는 전략도 절실하다. MB정부에서 국가정책으로 추진 중인 IT융합, 그린IT, 멀티미디어 콘텐츠, 방통 융합 등의 화두에 맞춰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선도국가로 성공하려면 우리의 융합문화가 같이 성숙해야 한다. 법과 실행이 따로 작동되는 것이 아닌 현장과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의식 체계로 무장한 문화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SW는 HW의 종속물로 여기고 제 값을 주지않는 자세를 빨리 시정해야 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관계도 수직적인 폐쇄구조가 아닌 개방된 경쟁체계로 전환돼 기술발전과 서로의 이익창출구조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글로벌 환경에서 선도 국가로 자리잡을 것이다. 올해 G20국가들이 의장국인 한국에 모인다. 이를 계기로 우리는 개방된 시장경제와 의식 수준 등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또 전 세계로 의식 구조를 바꿔야한다. 국내시장만을 보고 비즈니스해선 안된다. 우리는 그동안 국내의 이권에 눈이 먼 사이에 세계로 시장을 확장하지 못했고 글로벌 기업 배출도 지지부진했다. 기업인들도 대학도 정부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과 행동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일부의 IT 품목에 만족하고 안심하는 사이에 중국이나 인도, 브라질 등은 우리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우주항공에서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했고 인도는 SW나 서비스산업을 세계적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을 볼 때 우리의 미래는 낙관하기 힘들다. 특히 급변하는 IT 환경과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 북)시대로 탈바꿈하여 글로벌 경쟁으로 내몰리는 현상에서 세계화 전략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법과 제도가 국내기업의 발목은 잡고 해외기업에게 이익을 주는 구조가 존재하는지, 국내기업들이 시장독점 때문에 공정 경쟁이 어려운지도 검토해 조속히 공정한 경쟁과 실질적인 시장경쟁 시대로의 변환이 필요하다.
IT융합도 성공하려면 세계화 인식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우수 전문가들이 적시적소에 쓰이고 대접받을 수 있는 문화풍토가 갖춰져야 한다. 문화 콘텐츠나 미디어기업들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려면 규제의 틀을 글로벌 전략에 맞춰 공정하게 하고 적극적인 정책 지원의 자세와 국민의 의식 구조까지 개방되어 세계적인 글로벌 정신으로 무장되어야 선도적인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송관호 숭실대학교 IT대학 글로벌미디어학부 교수 khsong@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