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IT아웃소싱`이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의 화두로 다시 떠올랐다. 아웃소싱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는 주제지만 예전과 다른 각도에서 CIO의 고민으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과거 아웃소싱이 좋다, 나쁘다 식의 흑백논쟁만 있던 시절과는 다르다. 국내에서도 아웃소싱 학습효과가 쌓이면서 아웃소싱 채택 여부는 물론이고 사업자를 교체하거나 과감하게 아웃소싱을 중단하는 등의 다차원적인 고민이 CIO에게 요구된다.
단순한 위탁운영을 넘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효율적인 아웃소싱의 중요성이 높아진 2010년, 실제로 기업사례 분석을 통해 해법을 찾아본다.
국내기업의 IT아웃소싱 환경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룹 계열 IT서비스업체를 통한 아웃소싱이 전부였던 1980~1990년대와 외국계 IT업체를 중심으로 `제3자 아웃소싱` 시대가 열린 2000년대를 지나 아웃소싱 학습효과가 반영되는 2010년대를 맞았다.
오랜 시간 `변칙적인` 아웃소싱을 경험한 그룹 계열사나 과감히 아웃소싱을 택한 일부 기업뿐 아니라 옆에서 이를 지켜본 기업도 아웃소싱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차례 아웃소싱을 경험한 기업은 보다 효율적인 아웃소싱 방법을 찾아 나섰다. 한 발짝 떨어져 있던 기업은 조사기관의 보고서가 아닌 실제 기업의 운영사례를 보며 아웃소싱 효과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한은선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다양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IT서비스 수준 제고와 비용 효율화 등을 놓고 아웃소싱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7월 에스콰이아가 아웃소싱업체를 한국IBM에서 동부CNI로 교체했다.
지난 1월에는 한국IBM에 일부 아웃소싱을 맡겼던 신용보증기금이 해당 서비스 공급자를 LG CNS로 변경했다. OB맥주도 올 초 IT인프라 운영업체를 한국IBM에서 삼성SDS로 전환했다.
앞서 2008년에는 하이닉스가 현대정보기술에서 LG CNS로 아웃소싱업체를 바꿨다.
이 사이 미래에셋생명처럼 아웃소싱에서 인소싱으로 전환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반대로 에스오일, 한국투자증권처럼 새롭게 아웃소싱 대열에 동참한 기업도 있다.
아웃소싱 역사가 쌓이면서 서비스를 연장하는 기업도 나타났다. 일진은 지난 2003년 한국IBM과 첫 아웃소싱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008년과 올해 두 번의 서비스 재계약을 맺었다.
이들 모두 각 기업에 적합한 방식을 놓고 수많은 검토와 고민 끝에 최선의 선택을 내렸다.
하지만 CIO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IT 운용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혹은 전환 이후 발생할 문제를 해결하고 최상의 효과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로 기업의 발전을 꼽는다. 아웃소싱과 인소싱 체제의 장단점이 각기 다른 만큼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두 방식을 같은 무게로 놓은 후 기업 발전에 입각해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거나, 인력구조를 개편하는 식이 아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상준 한국IBM 전략적아웃소싱 담당 전무는 “기업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IT를 맡기는 아웃소싱이 아니라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이에 입각해 서비스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회사가 지향하는 목표점을 명확히 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김달현 삼성SDS 아웃소싱팀장은 “회사 내부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비용 절감, IT 전문성 보완 등 목적을 분명히 한 후 아웃소싱 방식과 사업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IT아웃소싱 환경 변화 추이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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