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발광다이오드(LED)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아 국가적인 육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생산 능력 과잉 및 취약한 기술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LED 백라이트유닛(BLU) TV 등 LED 수요가 몰리는 시장에서 후방 가공산업의 최대 생산국이다. 향후 조명 등을 중심으로 LED 산업을 미래 녹색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에 나서는 등 정부 차원의 역량을 쏟아왔다.
4일 차이나데일리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내에서 LED 생산 설비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면서 이미 생산 능력 과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LED 패키징을 비롯한 비교적 낮은 수준의 후방 가공산업에만 치중함으로써 낙후된 산업 구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 지원금을 등에 업고 설비 확장에만 집중할 경우 산업 구조가 취약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휘성 우후 지역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 초에만 180억위안(약 3조원) 규모의 LED 생산 설비 투자 협약이 체결됐다. 또 샨시성 창지 지역에서는 11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들어간 두 개 LED 생산 설비는 올 연말께면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헤난성 쳉저우 지역에는 `중앙 중국 LED 광전자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중앙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는 이런 프로젝트가 중국 내 주요 도시들에는 속속 추진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LED 생산 설비가 대대적으로 확충되는 것은 향후 자국 내 수요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생산 능력만 확대될 경우 공급 과잉 및 기술력 약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전체 LED 산업군에서 에피 웨이퍼와 칩이 70% 달하는 고마진율을 차지하고, 나머지를 칩 봉지 공정과 어플리케이션 업체들이 나눠먹는 실정이다. 하지만 에피 웨이퍼와 칩은 일본 · 유럽 · 미국 등 주요 기술 선진국들이 기술을 선점한 한편, 대다수 중국 업체들은 저부가 봉지 공정과 어플리케이션 업종에 치우쳐 있다. 중국 내 약 3000개 LED 업체들 중 1000개 정도가 봉지 업체, 2000개가량이 어플리케이션 업체들이다. 총 70개도 못 미치는 업체들만 LED 칩 생산에 참여하는 정도다.
키우 야오 난창국립하이테크산업개발지구 홍보이사는 “우리의 목표는 LED 시장에서 전후방 산업군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