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직영점과 대리점들이 휴대폰 계약 시 필수인 이용계약서 작성도 없이 아이폰4를 개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필 서명이나 녹취를 하지 않은 계약은 무효화 될 수 있는데다 국내 제조사와 다른 애플의 AS정책을 따르는 특성상 앞으로 고객과의 분쟁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4일 다수의 KT 직영점과 대리점을을 조사한 결과, 아이폰4를 오프라인으로 예약한 가입자에 대해 자필이나 녹취 기록 없이 가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KT의 이용 약관 제 4조에 따르면 구비서류(신분증 사본)와 함께 이용계약서를 작성하고 KT는 이용계약서 및 구비서류의 이미지를 보관하고 그 원본은 고객이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한 KT 직영점의 점장은 “예약 가입이 밀려있다 보니 가입자들의 자필 서명이나 녹취로 약관에 동의하는 지를 묻는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며 “우리 지점에서도 100명 이상의 가입자가 약관의 동의 서명 절차 없이 가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절차가 생략될 경우 KT는 명의 도용 등의 법적 분쟁까지 휘말릴 수 있다는 게 방통위의 해석이다.
이재범 방통위 이용자보호과 과장은 “자필 계약서는 가입절차에 필수로 이를 무시했을 경우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특히 애플의 AS규정이 국내와 달라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데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아이폰4의 통화 품질 문제를 제기하며 종종 개통 취소나 교환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법상 14일 이내 통화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소비자는 개통 취소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단말기를 받아 아이폰4를 다시 사용하고 싶을 경우 예약 가입을 다시 신청해 아이폰4를 받을 때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되는 불편함은 또다시 소비자의 몫이다.
KT 관계자는 “폰스토어가 아닌 오프라인 계약자에 한해서 발생했던 사례로 현재는 약관에 따라 이용계약서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