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T 대기업 특허전쟁 갈수록 치열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모토로라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미국 IT 대기업들이 경쟁사를 대상으로 전략적인 이익과 재정 보상을 동시에 노리면서 특허를 보다 공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신호로 분석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제기된 소송들은 주로 이동전화시장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는 이 분야가 컴퓨터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새로운 분야여서 시장내 자리다툼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컴퓨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시장상황이 안정화됐기 때문에 경쟁사들간 소송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

전문가들은 특허소송이 경쟁 기업의 전망에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데다 재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IBM이나 퀄컴 등 일부 기업들은 이에 따라 특허권 관련 사업부서를 별도로 두면서 소송을 수익사업으로 이용하고 있다.

피소된 기업은 시간과 자금소비 뿐아니라 합의 압력까지 받게됨으로써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는데다 상당수 소송이 연방법원 뿐 아니라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제기돼 압박이 가중된다.

게더링2.0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수전 해리슨은 "소송은 시장의 지배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경쟁자들에 자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을 물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 대기업간 소송전쟁은 지난 3월부터 불붙기 시작했다. 당시 22건의 소송이 제기됐으며 이는 지난해 3월의 10건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특허소송 전문 회사인 렉시 머시나는 전했다. 특히 이중 이동전화 관련 소송이 지난해 2건에서 11건으로 증가했다.

이동전화와 관련된 소송은 지난해 10월 노키아가 애플을 상대로 아이폰이 자사의 특허 10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제기하면서 촉발됐다. 애플도 노키아를 상대로 13건의 위반을 주장하면서 맞소송을 냈다.

이어 지난 3월 애플은 대만의 휴대전화제조업체이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이용하는 HT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달에는 오라클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상대로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지난달에는 또 MS의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이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이베이, 야후 등을 상대로 특허 관련소송을 제기했다.

컨설팅회사인 PRTM의 이사인 데이얼 헤이스는 특허소송이 `4G`로 알려진 차세대 이동전화 등 무선분야에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통신장비판매회사인 텔레폰 AB LM 에릭슨의 특허전략 부사장인 쿠스타프 브리스마크는 상황이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브리스마크 부사장은 "이 같은 상황이 영원히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로 협력하는 것이 보다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