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잘 기획하고 만들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 이전의 일방적 물건 생산과 공급의 시기에서 지금은 감성과 스토리, 사회관계망 커뮤니케이션에 빠져들지 않으면 한 치도 나아갈 수가 없다. 예쁘고 품질이 빼어난 것은 기본이고 여기에 잔잔한 미소와 사람의 정까지 더해야 한다.
자고 나면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제품들과 경쟁해야 하고 새로운 트렌드에 부합한 마케팅기법까지 익히려니 얼마나 힘든 세상인가. 매일매일 인터넷 검색창으로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를 훑어본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서점에 들러 마케팅 신간 제목을 본다. 마케팅 도사들이 모여서 운영하는 카페에서 의견을 개진한다. 매일 아침 우리의 고객이 보내 온 편지에 감사의 답신을 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바다 건너 고객과도 소통한다.
하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 저녁 늦게까지 빠른 속도에 맞추어 생각에 생각을 더해도 시장의 반응은 더디기만 하다. 바다는 열려 있는데 나를 쳐다볼 뿐 물고기는 입질조차 않는다. 용케 입질하는가 싶더니 밑밥만 삼켜들고 달아나 버린다. 시장은 경쟁이고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은 항상 새로움에 두려움을 느낀다. 고정 소비층이 확보되어 있지 않고 브랜드네임 영향력도 전무한 중소기업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사실 아직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이 만든 완제품이 강세를 띠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역할을 수행하며, 제품을 만들어도 자기 브랜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형 브랜드로 성공하는 경우는 정말 손으로 꼽을 만큼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난해 발표된 세계 브랜드 가치 100대 기업을 보면, 우리나라는 현대와 삼성 2개이고, 일본은 도요타 등 6개 기업이 있다. 아시아는 모두 합쳐도 8개에 불과하다. 세계 유수의 브랜드는 어느 날 갑자기 태어나지는 않지만 한번 나오면 오래간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HIT500사업을 추진하게 된 계기도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데 목적이 있었다. 3년 미만의 창업기업 제품을 발굴하여 내수 시장에서 검증을 거치고 목표 해외시장을 면밀히 점검하여 시장을 찾아간다면 브랜드의 생명력은 커질 것이다.
그래서 HIT500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HIT500은 기업과 소비자가 참여하는 프로슈머 마케팅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트위터 ·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을 적극 활용한다. 그리고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도 하며 구매상담회를 진행하여 실제 매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토털마케팅 지원방식이다.
이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기업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에 매출이 날개를 달았고, 수요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시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렸다. 그리고 마케팅은 어렵거나 접근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 그곳에 길이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HIT500은 감성 마케팅, 사회관계 마케팅, 소비자참여 마케팅을 지향해 가면서 사회책임 마케팅까지 고려해 나갈 것이다. 제품을 공급하고 판매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항상 공적서비스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목표는 선명하게 보인다. HIT500을 통해 세계적 브랜드 500개를 만들어 내는 것. 바로 그것이다. 10년이 걸리고 100년이 걸려도 사람의 마음을 콕 읽어내고 이윤공유 마케팅으로 다가간다면 분명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 HIT50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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