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와이브로팀 사실상 해체

SK텔레콤이 와이브로사업팀을 최근 해체했다. 방통위와 약속한 투자 금액 및 조건이 내년 5월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와이브로를 통한 사업 강화보다는 LTE나 3G사업의 보완재 정도로 와이브로를 재규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와이브로사업팀을 해체, 기존 다른 사업팀에 흡수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브로 사업을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사업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점에서 향후 SK텔레콤의 행보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사실상 와이브로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최근 와이브로를 모바일 백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고객들에게 와이브로 서비스를 통한 이익을 창출하기보다는 3G나 LTE 등 이동통신망의 보완재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내년 5월 이후 와이브로사업자 허가조건에 명시된 투자이행 시점이 종료되기 때문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은 8개월 동안은 투자이행 계획을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고하는 등 정부 통제를 받지만 이후부터는 사업자 필요에 따라 전략적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SK텔레콤이 방통위에 보고한 와이브로 투자금액은 총 6850억원. 내년까지 투자할 금액은 총 8250억원으로 예정돼 있다 올해와 내년 5월까지의 1400억원 정도만 투자하면, 투자 이행조건을 완결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담팀을 해체하면서 사실상 SK텔레콤 와이브로 사업은 있는 것을 활용하는 수준에서 멈춘 것”이라며 “종주국을 자처해온 우리나라 와이브로의 한 축이 무너진 것 같아 아쉽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 측은 이에 대해 “와이브로 전담팀의 임무가 완료됨에 따라 다른 팀으로 흡수됐을 뿐 업무 추진에 있어서 변동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지난달 30일 인텔의 2000만달러 투자 등을 계기로 내년 3월까지 전국 82개 도시로 와이브로망을 확대, 와이브로 전국망을 사실상 구축하기로 했다. KT는 지난해까지 총 7300억원을, 올해도 현재까지 7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앞으로 약 36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KT는 기존 8.75㎒ 주파수 대역폭을 그대로 사용하는 SK텔레콤과는 달리 10㎒로 전환 투자하면서 글로벌 로밍도 가능해졌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