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전문가들 사이에서 현재 국내 시장 상황을 빗댄 `트로이 목마`론(論)이 회자되고 있다.
`트로이 목마(Trojan horse)`는 위장 전술을 펼쳐 적의 내부에 침투해 트로이군과의 전쟁에서 그리스군이 승리한다는 `트로이 전쟁`에 등장하는 거대한 목마다.
고대 그리스 영웅 서사시에 나오는 신화의 한편이지만 점차 외부에서 들어온 요인에 의해 내부가 무너지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로 자리를 잡았다. 컴퓨터 보급이 확산된 이후에는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로 더욱 알려졌다.
모바일 전문가들이 지칭하는 `트로이 목마`는 그리스 신화나 컴퓨터 바이러스와는 다소 개념적 차이가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의 트로이 목마는 바로 `플랫폼의 독점`을 뜻한다.
이는 전쟁터에서 특공대를 침투시키는 위장전술이나 바이러스를 통해 컴퓨터 정보를 빼내는 것에 비해 다소 광의의 개념이다.
특정 기업이 주도하는 플랫폼 독점을 통해 이용 환경이 종속돼 여타 기업들에게는 비즈니스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플랫폼을 독점한 기업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연계 서비스나 솔루션을 내놓을 경우, 이 역시 독점이 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플랫폼은 트로이 목마, 연계 서비스나 솔루션은 그리스 특공대로 비유된다.
유사한 사례로 웹 브라우저의 독점을 꼽고 있다. 독점적인 운용체계(OS)에 웹 브라우저가 기본 설치되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시장을 독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해외에 비해 특정 웹브라우저가 유독 점유율이 높아지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다 보니 액티브엑스나 플래시를 과도하게 많이 사용한 것을 그 결과로 설명하고 있다.
반대 의견도 거세다. 뛰어난 기기와 플랫폼이 들어오면서 10여 년간 철옹성과 같았던 통신사들의 월드가든(Walled Garden)이 무너졌으며 수많은 모바일 개발기업이나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트로이 목마가 아니라 기회와 희망을 열어준 메시아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