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과 관련해 국내 기업들이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갑 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은 이와 관련, “국내 기업 가운데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이 있다”며 “이들 가운데 조만간 공식적인 (인수의사)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종갑 의장은 5일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메모리 산업 경쟁구도 변화, 하이닉스의 경쟁력 강화 등에 따라 하이닉스 인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이닉스 공식적인 매각 주체는 채권단이지만 김종갑 이사회 의장은 의장 자격으로 하이닉스 잠재 인수자들을 접촉해왔다. 하이닉스의 최근까지 매각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인수 의향을 표명한 기업이 없다`였지만 김 의장의 이번 발언은 하이닉스 매각 정지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됐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메모리 기업이 지난 1990년대 초반만 해도 40여개에 이르렀지만 이제는 구조조정을 거쳐 사실상 4강 체제로 굳어졌다”며 “예전과 같은 극심한 변동성은 앞으로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메모리기업들은 최근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여서 경쟁자로 부상하지 못할 것”이라며 “하이닉스는 엘피다 · 마이크론 등과 수익성 측면에서 7~8% 앞설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올해 3조원의 투자를 집행하고도 1조원의 차입금을 갚을 정도로 유동성이 개선됐다. 앞으로 발생할 투자금도 내부 자금과 증자로도 가능한 만큼 잠재 매수자들이 걱정하는 지급 보증 등을 통한 대규모 차입 사태 등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김 의장의 설명이다.
김 의장은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면 이제는 고개를 끄덕이는 CEO나 오너들이 있다”며 “3분기 하이닉스 실적이 발표되고 경쟁사와의 차별성이 분명해질 경우 이르면 연말 이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공식적인 인수 의사를 표명하는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하이닉스 인수 희망 기업으로 업종에 상관없이 적기에 투자를 감행할 수 있는 의사 판단이 신속한 기업을 꼽았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