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저탄소 녹색성장 어떻게 구현할까

[미래포럼]저탄소 녹색성장 어떻게 구현할까

폭우, 폭염, 태풍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배추 한 포기에 1만원을 넘어섰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동식물 몇 종이 멸종한다는 이야기는 멀게 느껴지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기후변화가 우리 생활에까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이번 사태가 단발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앞으로 우리 생활뿐만 아니라 산업, 환경 등 여러 영역에 변화를 줄 것이다. 정부는 2009년 11월 온실가스 중기 감축 목표로 개도국 최대 감축수준인 2020년 배출전망대비 30%, 2005년 기준 4% 감축을 확정했다. 선제적 대응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에 부합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향후 글로벌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도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법으로는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과 앞으로 배출될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전자의 방법으로는 청정개발사업(CDM),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탄소저감사업, REED사업(산림전용과 산림황폐화 방지를 통한 탄소배출 감축 프로그램) 등이 있다. 후자는 탄소포인트제, 배출권거래제 등이 거론된다.

양자의 차이점은 전자의 방법에 의하면 기존의 산업계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감축산업을 새로운 신성장 산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후자를 중심으로 감축대안을 마련하면 실질적으로는 규제가 주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미래에 배출될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에너지부문에 대한 규제다. 즉 화석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를 폐쇄하고 모든 공장이 문을 닫으면 이산화탄소는 배출될 수 없기 때문이다.

2008년 8 · 15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향후 60년 비전으로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환경을 살리고자 성장을 멈출 수는 없다는 고민에서 시작된 것으로 지금까지 성장과 환경을 별개로 보았다면 이제부터는 환경과 성장을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보는 것이다.

환경과 성장을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이므로 정부, 학계, 산업계 등은 지금까지 누렸던 기득권을 고수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이것이 우리의 고민이다. 필연적 요구라는 명제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현재의 구조와 저탄소 녹색성장을 연결하는 징검다리가 필요하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둘 것인가의 문제다. 방법론상으로 두 가지를 언급한다.

첫째,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배출될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것보다 현재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후자는 저탄소녹색성장 패러다임을 통해 해결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R&D투자를 늘려야 한다. 예컨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을 개발하고 포집 및 저장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다른 재화를 만드는 것이다.

둘째, 저탄소 녹색성장에 부합한 정부구조부터 개편해야 한다. 환경산업은 저탄소 녹색성장과 직접 관련되는데 이것을 둘러싸고 부처 간 잡음이 생기는 것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제안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온실가스 감축이 현재와 미래의 문제라면 저탄소녹색성장은 미래의 문제다. 결국 저탄소녹색성장을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우리의 미래 모습을 좌우할 것이다.

백양순 코리아유비쿼터스타임즈 발행인 ysb66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