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용이 기존대비 10분의 1밖에 들지 않는 비휘발성 플렉시블 메모리 소자용 원천기술이 한 · 미 공동으로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 원장 김흥남) 인쇄전자소자연구팀(과제책임 최성율)은 KAIST와 한양대, 미국 텍사스주립대와 공동으로 값싼 흑연을 이용해 유연하면서도 대면적 제작이 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지식경제부와 산업기술연구회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 온라인 속보로 지난 4일(현지시간) 게재됐다.
ETRI가 주도한 메모리 소자는 연필심에 사용하는 흑연을 화학적인 방법으로 처리해 단층 또는 여러 층의 그래핀 산화물을 얻어낸 뒤 스핀코팅을 통해 대면적으로 박막을 증착했다. 흑연을 사용할 경우 실리콘에 비해 재료비가 10분의 1에 불과하다.
소자 구조는 기존의 플래시 메모리처럼 트랜지스터 구조가 아닌 저항 구조로 만들어 공정이 간단한 것이 특징이다. 플라스틱 기판에 제작할 수 있어 쉽게 구부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연구진은 내구성 실험결과 1000번 이상 구부린 후에도 메모리 특성이 그대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MP3플레이어 등에 쓰는 플래시 메모리(비휘발성)는 실리콘을 기반으로 하는 고체 소자인데다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값비싼 공정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최성율 연구원은 “그래핀 산화물 메모리의 동작 매커니즘을 완벽히 규명했다”며 “원천특허를 확보해 다양한 제품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