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428>제대로 일을 가르쳐 주지 않아

숲을 헤치며 여기까지 왔다. 선배가 앞서 가길래 길을 터줄거라 기대했지만 간 길을 다시 돌로 막아놨다. 내가 앞지를까봐 그런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장애물까지 놓는다. 몰라서 물어보면 `답이 어디 있냐? 찾아보면서 느는 거다`라며 안 가르쳐주고 밤새워 만들어 오면 `이건 아니지? 다시 해봐`라며 되돌아 가게 한다. 결국 최종보고를 하면 내가 원래 기획한 대로 진행될 거면서 괜히 강아지 훈련을 시킨다. 기껏 가르쳐준답시고 `바담풍` 하면서 `바람풍` 못한다고 구박이다. 선배가 아니라 원수다.



정보는 파워다.

정보를 주는 것은 파워를 주는 거다. 그런데 쉽사리 그걸 넘기는 성인군자가 조직에 흔하겠는가. 기대 하지 말자. 기대가 높으면 실망도 큰 법이다. 선배는 내 인생의 허들이라 여기고 잘 넘는 것이 배우는 거라고 생각하자. 선배 입장에서는 가르칠 의무가 없다. 나는 배워야 할 의무가 있지만 선배는 꼭 그렇지 않다. 안 가르쳐줘도 아쉬울 게 없다. 당연하게 여기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 오히려 무엇을 내주고 어떤 것을 얻을지를 구상하자. 잃어야 얻는다. 원래 무언가를 배울 때는 잃는 것이 있어야 한다. 고스톱을 배울 때도 돈을 잃고 골프를 배울 때도 시간을 들인다. 잃으면서 배우는 거다. 상사가 안 가르쳐준다고 원망하지 말고 내가 상사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상사를 탓할 에너지를 나에게 쏟아야 한다. 좀더 고급 정보를 얻기 위해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 언제 질문해야 할지, 어떻게 점검받아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강아지 훈련도 짧게 받는다. 어쩌면 상사가 진정으로 나의 근원적인 성장을 위해서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일지 모른다. 간추린 요약보다 총체적 탐구가 생각을 키우기 때문이다. 물고기 한마리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깨우치게 하려고 답답하고 오래 걸려도 기다려 주는 것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