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 · EU FTA 철저히 대비해야

한국과 EU가 6일 브뤼셀에서 한 · EU FTA 협정문에 공식 서명하고 내년 7월부터 협정을 잠정 발효키로 했다. 지난 2007년 5월 FTA 협상을 시작한 지 3년 5개월 만에 협상절차를 완전히 종결한 것이다.

이번 FTA는 EU가 아시아권 국가와 맺은 첫 FTA다. EU가 한국을 아시아의 경제허브 국가로, 경제협력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아울러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경제공동체가 탄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 · EU FTA는 국내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유럽의 문턱이 낮아지지만 한편으로는 유럽산 기기가 국내로 물밀 듯 들어오게 될 것이다. 자동차, TV 등 영상기기가 혜택을 보고 유럽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정밀기기 등은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FTA가 발효된다고 해서 탄탄대로가 열리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FTA가 발효되면 EU 세관 당국의 원산지 검사가 더욱 철저해지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가 발생하면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함은 물론, 해당 기업과 국가 전체적으로 신뢰도 손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수출기업들은 서둘러 FTA 원산지 규정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사후 원산지 검증에서 잘못이 드러나 관세가 추징되고 엄청난 벌금까지 물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울러 EU의 환경규제와 기술표준 등 비관세장벽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도 우리 기업들이 주목해야 한다. TV · 냉장고 · PC 등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높은 품목에 적용되는 친환경설계지침(EuP)도 대비해야 한다.

이처럼 강화된 규제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유럽 기업과의 공조 등 한 · EU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IT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