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북한은 옌벤IT산업을 벤치마킹하라!

 <국산 ERP 시장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
<국산 ERP 시장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

지난 8월 28일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시에서 제6회 중국 옌지 · 두만강지역 국제투자 무역박람회와 제5회 옌볜 한중IT포럼이 열렸다. 한국어정보학회와 옌볜자치주 공동주최로 한(북) · 중 · 몽 국제학술회의와 다언어 정보학 국제학술대회도 함께 개최됐다. 국제박람회 개막식에는 북한 김책시 당위원장이 참석했다. 하지만 경색된 남북 관계 때문에 그를 만날 수는 없었다. 이번 학술회의에 북한 학자들을 초청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요청했지만 그들은 끝내 불참했다.

이번 중국 옌볜 박람회 및 포럼은 젊은이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옌볜 자치주가 마련한 투자유치 방안이다. 옌볜 자치주는 그간 외자 기업 우대 정책의 성과로 한국 IT기업 50여 기업을 유치했고, 더불어 조선족 100여 기업은 외자기업으로부터 아웃소싱을 받아 성공적인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또 올해 대한민국 SW공모전에 조선족 IT기업이 개발한 작품이 8편이나 출품됐다.

이번 박람회 기간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지린성 수도인 창춘에서 후진타오 주석과 회담을 가지는 일이 있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만찬에서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빠른 발전을 이룩해 어느 곳이든 생기가 넘친다”고 했고, 후진타오 주석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권유하면서 중국동북지구와의 교류합작을 강화하자고 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을 태운 국제열차는 동북 헤이룽장성을 방문하고 옌지시를 경유, 투먼 역에 내려 환송한 중국인들에게 “이 지역에 관심이 많다”고도 했다. 마침 그날 저녁 나는 재미동포 구호 단체를 통해 옌볜에 파견된 북한 일꾼들이 북한의 장애인을 위한 식량을 지원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원래 한반도는 인구에 비해 산이 높고 평야가 적어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반만년 역사 중 보릿고개를 넘기지 않은 해가 없을 정도로 척박하다. 지금도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5.4%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한국이 개방과 개혁을 통해 세계 13대 교역국이 된 것은 기적이라기보다 각계 지도층들이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게 잘 판단하고 실천했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 얼스터대학의 린 교수와 핀란드 헬싱키대학 반하넨교수가 발표한 세계 평균 IQ표에 의하면, 전 세계 185개국 중 한국이 106으로 세계 1위, 북한이 105로 세계 공동 2위라고 한다. 두뇌 면에서 한국에 뒤지지 않는 북한이 왜 식량을 구걸해야 할까? 북한은 평야가 비좁아 식량자급이 한국보다 어렵다. 그래서 해마다 `고난의 행군`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개혁개방을 통해 젊은이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북한 지도층들이 적극 나서야한다.

내가 중국 옌볜에서 만난 조선족 IT사업가는 북한 대풍투자그룹이 SW 개발인력을 6000명 정도 확보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북한 지도부는 왜 개방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는 것인가. 북한 지도층은 하루빨리 가까이 있는 중국 옌벤조선족자치주를 벤치마킹, 보다 잘살 수 있는 길로 나와야 한다. 북한 주민이 굶주리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길은 젊은 IT산업 전사들을 세계시장에 보내어 외화를 벌어 들이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젊은 IT인재가 세계를 향해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할 때만 가능하다.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sstar@n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