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B2B(기업부문) 시장은 지금 총성없는 전쟁터이자 미래가치 발굴의 보고다. 연초 통신 3사는 스마트(S.M.ART) · 산업생산성향상(IPE) · 탈통신 등 표현은 다르지만 `통신 그 이상의 가치`라는 동일한 목표를 표명하며 B2B(기업부문) 시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업은 통신업계의 `미래`가 걸려있는 사활을 건 작업이기도 하다.
바로 이 전쟁터를 진두지휘를 하는 통신 3사의 기업부문 수장이 `소주잔 건배`로 친목을 도모하고 있어 화제다.
이상훈 KT 기업부문 사장, 박인식 SK텔레콤 기업사업부분장 겸 SK브로드밴드사장, 고현진 LG유플러스 BS사업본부장(부사장).
전장에서는 총성없는 싸움을 불사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정 경쟁`을 지향하고 궁극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통해 `신대륙`을 개척해 보자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들 세 수장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서로 제안해 공동의 관심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먼저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이상훈 사장과 박인식 사장. 지난 6월 말 임원들을 대동해 만난 두 수장은 서로의 입장을 격식없이 이야기하면서 친분을 다졌다. 그리고 오는 11일에는 고현진 사장과 박 사장이 역시 주요 임원들을 대동해 자리를 갖는다. 또 이 사장과 고 부사장의 식사 자리도 10월 중순 예정돼 있다. 이 자리 또한 각각 임원 4~5명이 동석한다.
특히 아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들 세 수장은 올해 안에 함께 뭉치는 자리도 계획하고 있다.
수장들의 만남이 자칫 담합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은 경계 대상이지만, 통신 B2B 시장이 아직 성숙된 상황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가야 하는 치열한 개척 시장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경계는 무의미하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행되고 있는 통신 B2B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이를 통한 산업 전반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건전한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미래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이 같은 자리가 더 많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상훈 KT 사장은 “동종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의견과 힘을 모아 산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나가야, 고용창출과 국가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고현진 LG유플러스 부사장은 “(이상훈 사장과 박인식 사장과는) 공식적인 행사도 있고 지리적 여건도 있어서 가끔 만나게 된다”며 “같은 목표를 향해 뛰는 사람들이어서, 자연스럽게 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인식 SK브로드밴드 사장은 “바쁘게 뛰는 분들이어서 서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지만, 만남의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도,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