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칼럼]아이폰 열풍의 시사점

[CIO칼럼]아이폰 열풍의 시사점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후 스마트폰 열풍을 불러온 아이폰에 대한 관심이 아직까지도 뜨겁기만 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이폰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고 아이폰4는 출시 첫날에만 가입 고객이 14만명에 육박했다고 하니, 사용자들이 아이폰에 이처럼 열광하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아이폰을 출시한 통신사는 이에 대해 경쟁력 있는 요금상품, 강력한 네트워크 기능, 그리고 30만개에 이르는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이폰의 풍부한 애플리케이션을 가장 큰 성공 이유로 꼽는 것 같다.

애플은 기존 다른 스마트폰 회사와 달리 사용자가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자 스스로 제작해 앱스토어를 통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앱스토어에는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가진 다양한 앱이 등록돼 있어 사용자는 원하는 앱을 쉽게 찾아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곧 수많은 사용자가 곧 개발자가 돼 아이폰의 기능을 무궁무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사용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하고 이를 찾아서 지속적으로 충족시켜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이것이 아이폰의 진정한 성공 요인이 아닐까.

앞에서 언급한 아이폰의 성공 이유가 단순히 스마트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 회사의 정보시스템도 고객의 요구를 꾸준히 반영해 발전시켜야 한다. 만약 고객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다른 회사와 경쟁에서 낙오되고 그 업계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인터넷이 각광받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기에는 다양한 아이템을 무기로 하는 각종 인터넷 서비스가 네티즌을 사로잡았다. 일부 사이트는 친구 찾기나 인터넷 게임을 제공해 회원수가 1000만명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당시 인터넷 열풍을 이끌던 사이트 대부분은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때에 제공하지 않아서 높아져만 가는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그때 인기가 높았던 웹사이트가 지금은 대부분 추억 속의 사이트가 되고 말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기술(IT)을 적절하게 활용해 사용자의 기대치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이 IT기업에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우는 사례가 아닐까.

이와 마찬가지로 정보시스템도 더욱 고급화되고 다양해진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최신 IT를 적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전사적인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정보시스템도 내부 직원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특히 내가 몸담고 있는 특허청처럼 특허심사업무가 모두 정보시스템화한 경우 심사관의 시스템 개선 요구가 곧바로 심사의 질과 연결되고 이는 곧 대국민서비스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허청은 처음에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과 성능 개선에 역점을 두어 야간에는 선행기술검색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심사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선행기술을 검색해 심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심사관의 요구를 반영해 검색서비스가 24시간 365일 운영되도록 했다.

또 공무원 조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재택심사시스템을 구축 · 운영해 심사관의 육아 문제와 원거리 출퇴근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심사관이 심사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이러한 특허청의 재택심사시스템은 `공무원은 사무실에서만 근무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었다.

정보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IT가 사용자의 생활과 업무환경에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어야 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현재 시점에서 정보화가 가져다 줄 미래 모습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사용자에게 보다 친숙한 정보화 환경을 제공해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제대식 특허청 정보기획국장 daeshik@kipo.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