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오프컴 "BT 광케이블 · 도관 · 전신주 개방"

BT 직원이 통신용 전신주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오프컴>
BT 직원이 통신용 전신주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오프컴>

브리티시텔레콤(BT)이 초고속 인터넷용 광케이블을 경쟁사업자에 개방한다. 통신용 지하 도관(underground ducts)과 전신주(telegraph poles)도 내준다.

10일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컴(Ofcom)은 나라 전역에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의 경쟁을 촉진하고, 서비스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BT의 관련 설비를 개방하게 했다. 소비자 편익을 위한 설비 개방형 통신규제 정책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오프컴의 결정에 따라 스카이와 토크토크를 비롯한 여러 통신서비스사업자가 BT의 광케이블을 통해 소비자에게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과거 BT의 유선 전화용 동(구리)선을 경쟁사업자에 개방해 경쟁을 촉진한 것과 같은 맥락의 정책설계라는 게 오프컴의 설명이다.

BT가 경쟁사업자에 광케이블을 제공한 뒤 받는 대가는 공정경쟁환경을 해치지 않게 오프컴이 규제할 예정이다.

지하 도관과 전신주를 열게 한 것은 BT가 광케이블을 깔지 않은 지역에서 경쟁사업자가 초고속 인터넷을 출시하는 데 활용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다. 지하 도관과 전신주를 이용해 시골 외진 곳까지 초고속 인터넷을 확산하겠다는 뜻이다.

오프컴은 이러한 조치에 힘입어 초고속 인터넷 경쟁 · 투자가 도시와 시골에서 고루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앞으로 BT의 `가입자 회선(LLU:local loop unbundled services)`까지 개방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그동안 BT가 광케이블을 깐 곳에서는 경쟁사업자의 초고속 인터넷 상품이 제공되지 않아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했다. 하지만 오프컴의 이번 조치에 따라 `BT 설비를 이용한 경쟁 상품`이 시장에 나오게 됐다. 정책 효용이 좋아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EU) 차원의 공공 자금이 지원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드 리처드 오프컴 수반(CEO)은 이번 결정에 대해 “많은 소비자가 새로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편익을 누릴 수 있게 투자 · 경쟁 · 혁신을 촉진할 규제 틀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