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일언(男兒一言) 중천금(重千金)이 아니라 남아일언 풍선껌이다. 입만 열면 뻥이요 자리에만 앉으면 허세다. “다음 주까지는 될 걸요. 버스에 놓고 내렸어요. 사고가 나서 오늘은 못 나가요.” 새빨간 거짓말을 눈도 깜짝 안 하고 잘도 둘러댄다. “그런 얘기 못 들었는데요. 제가 언제요. 메일 못 받았는데요.”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 스리슬쩍 넘어가려 한다. 이제 전화 통화할 때 녹음하고 메일 보낼 때 참조인을 달아야 할까 보다.
지난 거짓말을 까발리는 데 집중하지 말고 앞으로의 거짓말에 놀아나지 않는 데 집중하자.
그의 거짓말은 그의 부모도 못 고쳤다. 내가 고칠 수 없는 일이니 내 피해라도 줄여야 한다. 누가 무엇을 언제 얘기했고 누가 거짓이며 누가 진실인지를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왜 했냐고 따지기보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 옥신각신해봐야 함께 진흙투성이 된다. 조직은 누가 진실인지에 관심 없다. 업무의 완성에만 관심 있다. 앞으로는 무방비상태로 당하지 말고 예측하고 점검하자. 체면을 살려주되 집요하게 확인하고 자존심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근거를 갖고 압박하자. 둘만 방에서 이야기하지 말고 회의 때 모두 앞에서 약속하자. 중간 점검할 때는 말로만이 아니라 눈으로 확인하고 혼자만이 아니라 증인을 앞세우자. 지난번 문제 때문에 부득이 이번에는 이런 과정 점검이 필요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부탁하자. 맞기 싫은 매는 맞아도 먹기 싫은 음식은 안 먹는다고 했다. 약속은 할 수 있어도 일은 하기 싫을 수 있다. 핑계를 댈지언정 일은 미뤄둘 수 있다. 그가 유독 내 일에만 거짓말을 하고 빙빙 둘러댄다면 그의 거짓말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둘의 관계가 문제다. 허심탄회하게 서로를 이해하고 어깨동무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