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모바일에서의 검색 시장점유율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하다. 미국은 구글의 독점적인 시장 지위 아래에서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연합해 영향력 강화를 꾀하는 추세다. 이렇다 할 기술적 진보가 뜸했던 국내 검색시장에서도 의미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세부 주제별로 검색결과를 분류해주는 `시맨틱 검색` 기법이 등장하는 등 검색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며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들어 검색 사업자들은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음성으로 검색어를 인식하는 `음성 검색`, 정보가 생성된 순간에 시간 지연 없이 바로 검색에 노출하는 `실시간 검색`, 소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유용한 정보들이 인맥관계에 의해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소셜 검색` 등이 대표적 사례다. 특히 최근 공개된 구글의 `순간 검색`은 검색어를 입력하는 도중에도 검색결과가 즉각 나타나 정보 검색에 드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그동안 검색 서비스의 추세는 모바일 검색, 음성 검색, 순간 검색 등 사용 편의성을 강화하는 방향과 시맨틱 검색, 실시간 검색, 소셜 검색 등과 같이 검색 결과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검색 업계 및 학계에서는 검색 품질 및 사용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자의 검색의도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자 하는 다양한 형태의 개인화 연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입력된 몇 개의 단어만으로는 정보량의 부족 및 언어의 모호성으로 인해 사용자의 검색의도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검색 대상의 특징과 의미정보 이외에도 위치, 시간과 같은 상황 정보와 사용자의 인적사항, 인맥, 선호도, 관심, 목표, 행동 방식 등 통합적인 정보가 있어야 추정 가능하다.
따라서 다양한 사용자 정보 수집이 필수다. 현재 많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이 검색 서비스에서의 검색어 로그 및 클릭 정보 이외에도 이메일, 메신저, 마이크로블로그, 카페 등의 서비스에서 사용자 관련 정보를 축적하는 모습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문제는 수집된 방대한 양의 사용자에 대한 비정형 형태의 정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검색 서비스에 활용할 것인지다. 시맨틱 검색 등의 기술 진보를 통해 검색의도가 보다 명확히 파악된다면, 향후 정보검색은 네모난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는 형태에서 진일보해 이른바 `검색어 없는 검색(queryless search)`, 사용자에게 유용한 검색결과가 다가가는 `정보의 발견` 방식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이는 보다 능동적인 형태인 컴퓨터에 의한 `자율 검색`을 뜻한다. 사용자의 검색의도를 예측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사용자가 검색하기 이전에 사용자의 검색 욕구를 사전에 예측, 필요한 정보들을 적시에 알려주는 형태로 발전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무더운 여름날 점심 때 냉면을 좋아하는 사용자에게 주변의 냉면집을 자동으로 검색해 평점 순으로 결과를 제시하는 양상이다.
향후 검색 시장에서는 사용자를 보다 더 잘 이해하는 기업이 승리한다. 즉, 사용자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를 갖고, 이를 토대로 정교한 의미 기반의 사용자 및 상황 모형을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통계적인 추론을 통해 사용자가 유용한 정보를 적시적소에서 발견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는 기존 검색 사업자 및 신규 사업자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결과적으로 기업 간의 건전한 경쟁은 검색시장 서비스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킨다.
박종헌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jonghu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