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진정한 `디지털 해방`을 고민할 때](https://img.etnews.com/photonews/1010/042057_20101008183539_786_0001.jpg)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Justice)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센델 교수는 이 책에서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善)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IT의 정의와 공동선은 무엇이고, 우리는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최근 IT 분야의 화두 중 하나인 스마트폰이 그 답을 찾는 단초를 제공한다. 스마트폰은 지난해 말 국내에 처음 등장한 이래 불과 수개월 만에 국내 이용자가 300만을 넘어섰다. 사람들은 이제 식사 장소를 고민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 주변의 맛 집을 검색한다. 언제 어디서나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며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난다. 급한 업무 처리는 이동 중이라도 걱정 없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만 같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많다. 우선 고가의 스마트폰 단말기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 단말기 가격 할인을 위해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면 매달 4만5000원을 넘게 지불해야 하는 기본요금이 큰 부담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2/4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통신비는 13만9000원에 달하는데, 이는 스마트폰 가입자 급증에 따른 고가 단말기 구입대금의 일부가 요금제에 포함된 영향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 같은 통신비 부담은 소득이 적은 계층에게 더욱 큰데, 이는 소득격차가 정보 접근에 대한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일이다. 앞서의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소득이 적은 1분위와 2분위의 소비지출에서 통신비 비율은 7%를 넘는 반면에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는 5%에 불과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이용 급증에 따른 트래픽 증가는 향후 속도를 저하시키거나 음성 및 무선 데이터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용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스마트폰 도입 이후 10개월여 만에 가입자당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이 4.4배로 늘어났다는 한 통신회사의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온 국민이 누구나 마음 놓고 편리한 IT 서비스를 마음껏 누리는 `디지털 해방`이며, 이를 가능케 할 IT 환경의 구축이다. 마치 벤츠가 아니더라도 벤츠를 탄 것 같은, 아니 그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IT 환경이 필요하다.
IT의 이용 트렌드를 볼 때, 요금에 대한 걱정 없이 가정과 회사, 개인적인 차원에서 중단 없이 이용하고, 휴대폰 같은 단말기의 성능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IT 환경이야말로 IT의 정의이자 공동선이 아닐까.
최근 이를 가능케 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클라우드와 ACN(AP Centric Network)과 같은 언제 어디서나 I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u컨버전스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클라우드의 경우 새로운 IT 환경 구축은 물론이고 IT 생태계 복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대규모 투자 없이 IT 자원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부담이 적은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참여해 새로운 수익원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야말로 머리를 맞대고 IT의 Justice, 온 국민의 진정한 `디지털 해방`을 위해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이상철 LG U+ 부회장 leephd@lgu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