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국전자전]기고 -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https://img.etnews.com/photonews/1010/042601_20101011095050_975_0001.jpg)
`스마트 코리아 2010`에 거는 기대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
요즘 `갤럭시S`와 `아이폰4`가 화제다. 굳이 IT 전문가가 아니라도 꽤 관심을 보이고 있다. `뭐가 더 낫다`는 말도 많고, `둘 중에서 뭘 살지` 물어보는 사람도 많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비사용자 10명 중 8명이 앞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은 기존 휴대폰의 한계를 뛰어넘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만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지 불과 10여년 만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지난 12년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게 지켜왔던 노키아는 창사 이래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다.
TV와 PC 중에서 결국 누가 거실을 차지하게 될 것인지는 지난 수십년간 해묵은 논쟁거리였다. 그 종착점이 최근에 와서야 보이고 있는데 바로 스마트폰 이후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TV다. 지난 1920년대 TV 방송이 시작된 후 100년 가까이 흐른 지금 방송을 일방적으로 받아보기만 하던 `바보상자` TV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이렇듯 지금 세계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TV에서 발원된 거대한 스마트 물결이 일고 있다. 한 치 앞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서 구글, 애플, 소니,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각축이 `스마트`에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 누가 IT산업의 패권을 잡는지의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마트`가 눈에 보이는 현상(現象)이라면 그 본질과 방법론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융합`이다. 스마트폰, 스마트TV는 기존의 휴대폰, TV에 소프트웨어, 콘텐츠, 서비스가 융합한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제품과 서비스 간의 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전에 없었던 제품과 서비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는 불모지에서 IT산업을 일으켜 왔다. 1980년대 초 국산 전전자교환기(TDX) 개발을 기점으로 메모리반도체, CDMA, 디스플레이 패널과 같은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남기며 IT강국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휴대폰의 경우 경쟁 무대가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면서 우리는 소프트웨어, 콘텐츠 경쟁력이 부족한 것에 매우 아쉬워했다. 그동안 우리가 남의 것을 추종하며 성장해 왔던 관성 탓에 새로운 것을 만들고자 하는 창의적인 의지도 약했고, 창의적인 과업을 이끌어갈 만한 인재도 부족했다. 또 새로운 융합 제품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도나 관행을 고치기 위해서도 많은 여력을 소진해 왔다.
이제 스마트와 융합의 시대를 맞아 산업 육성 정책의 프레임워크를 전면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아마존의 킨들, 애플의 아이패드,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는 지금 세계 IT산업의 지각을 바꾸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그 주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당장 우리의 규제 정책, 기술개발, 인재양성 등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국경 없는 경쟁의 시대에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폰과 스마트TV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우리나라 소비자에게도 외면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와 융합 혁명의 급물살 속에서 세계 IT의 현 좌표를 바라보고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 지식경제부는 `한국전자대전` `창의미래 국제포럼(Creative Futures Forum)` `IT융합 콘퍼런스` 등을 동시에 개최하는 `스마트 코리아 2010`을 마련했다. 우리나라 산업과 사회 구석구석에 IT가 융합된 `똑똑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역량을 모으자는 취지다. `한국전자대전`에서 지금 지구촌의 IT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돌아보는 한편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인이 참여하는 `창의미래 국제포럼`에서 앞으로 IT가 어디로 갈 것인지 예측하고 그 속에서 미래 희망과 새로운 성장 동력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