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다. 회사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채권단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삼보컴퓨터는 13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로부터 △ 신규자금지원 △채권상환유예 △ 금리감면을 골자로 한 신규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개월 간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정밀 실사 끝에 나온 것으로, 회생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 신규 투자가 이뤄졌다.
삼보컴퓨터 주 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국내 컴퓨터 산업에서 쌓아온 역량과 자산, 브랜드 파워 등에 대한 평가가 높아 신규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론 130억원의 신규 자금이 삼보에 투입됐다. 태블릿PC 등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 영업과 마케팅 등에 대한 지원이다. 2014년 말까지 금융기관 채권 상환 청구도 유예됐다. 대출 금리 역시 연 4%로 감면돼 자금 유동성도 좋아졌다.
삼보컴퓨터는 채권단 지원을 토대로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3D PC, 태블릿PC 등 신규 시장 대응과 그간 위축됐던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다시 강화할 계획이며 개발, 마케팅, AS 등에 역량을 집중해 10%대의 PC 시장 점유율을 내년에는 20%대로 확대해 국내 PC 시장 2위 탈환을 목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보컴퓨터의 상황이 호전되면 새로운 주인 찾기도 시작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삼보를 책임질 수 있는 주주를 찾아줘야 한다는 게 채권금융기관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전했다. 현재 삼보의 대주주는 산은캐피탈이다.
일각에선 채권단이 이달 중으로 매각 준비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매각 작업을 맡을 주간사를 선정하는 한편 공개 매각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은행 측은 그러나 “전략적 투자자가 필요하지만 회사가 안정돼 있기 때문에 당장 급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매각 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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