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4일(목) 국감 일정>
국정감사가 13일로 반환점을 돌면서 시대 변화에 맞게 국감도 질적 선진화시켜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폭언이나 멱살잡이 같은 극단적 감정대립이나 근거 없는 한건주의식 폭로가 사라진 것은 분명히 발전된 모습이지만, 국감의 본래 취지인 행정부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제도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4일 시작된 올 국감은 다소 맥빠진 정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게 중평이다. 4대강 사업을 놓고 여야가 다시 충돌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은 재탕인데다 이외에는 정국 전반에 파급되는 핫이슈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조용한 국감이야말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여야가 정쟁에서 벗어나 정책에 집중하는 국감은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정부의 자료제출 부실과 증인출석 회피 등을 문제삼으면서도 안보와 4대강 사업,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금융실명제 위반 논란 등 각종 현안과 관련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여야는 국감이 정책감사로 자리잡으려면 제도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불과 20일간 516개 기관을 훑는 몰아치기 일정, 10분이 채 안되는 국회의원 1인당 질의시간으로는 도저히 전문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 불성실한 답변이 되풀이되는 한 감사를 통한 국정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짧은 기간에 몰아서 하다보니 겉핥기식 감사를 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감사일수록 깊이있는 얘기가 나와야하므로 국감에 준하는 상시적인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 부대표도 “시간과 자료에 쫓기는 부실국감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상시국감 도입을 개선책의 하나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시국감을 하게 되면 정부 부처가 국감에 몰입할수 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처마다 국회 업무를 전담하는 정무차관을 두자는 제안도 있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더 적극적인 의미에서 국감폐지론을 폈다.
김 원내대표는 “전문성을 뒷받침하는 조직의 힘이 행정부에 비해 부족한 국회의원이 국정 전반을 견제하기는 역부족”이라며 “특정한 사안이 발생하면 해당 상임위가 국정조사권을 잘 활용, 시한의 제한없이 파헤치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자료제출, 증인출석 거부시 처벌 강화를 요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을 외국으로 빼돌리거나 국내에 있어도 증인출석을 안 시키고 있다”며 “정부의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언론과 국민이 규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