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양광 업계, 중국 등쌀에 `고민`

미국 태양광업계가 중국 등쌀에 기를 못 펴고 있다. 중국 태양광업체들은 정부 지원, 값싼 노동력 등을 앞세워 저가 공세를 하면서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각) 중국 태양광 패널 제조사들이 미국 최대 태양광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40%를 점유했다고 보도했다.

태양광사업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태동했지만 중국이 자금력과 노동력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중국이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투입한 돈은 무려 346억달러(약 38조7000억원)로 미국의 두 배에 달했다. 미국이 기술력에서는 조금 앞서 있지만 중국은 이미 태양전지 셀과 풍력 터빈 생산 용량은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솔린드라, 나노솔라, 미아솔 등 실리콘밸리 태양광업체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량 생산설비를 갖췄지만 이미 시장은 중국의 `규칙`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 실제 솔린드라는 최근 7억3300만달러(약 8198억6000만원)를 들여 대량 생산 공정을 완성했지만 이미 중국의 영향으로 태양광 모듈 가격은 40% 이상 떨어져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태양광업체 JA솔라가 올해 1.8기가와트(GW) 용량을 생산하고 7000명 이상의 직원을 신규 고용하면서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있는 것에 반해 솔린드라는 2011년 말 발전용량 목표가 겨우 300메가와트(MW)에 불과하다.

여기에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줄어든 것도 미국 기업들에게 큰 고난을 안겨줬다. 시장조사업체 클린테크그룹에 따르면 2010년 3분기 태양광업체들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는 작년 동기 4억5100만달러(약 5044억4370만원)에서 1억4400만달러(약 1610억6400만원)로 급감했다.

미국 태양광업체 이노벌라이트의 콘래드 버크 최고경영자(CEO)는 “막대한 정부 보조금, 저리 대출, 값싼 노동력과 규모 등과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기술 혁신 전략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