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피플]양정환 소리바다 대표

[콘텐츠피플]양정환 소리바다 대표

한국에 음원 P2P 시장을 도입한 소리바다(대표 양정환)가 어느덧 10주년을 맞았다. 미국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형제는 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2000년 5월 한국에서 음원 P2P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10년은 다사다난했다.

중소IT기업으로서 정부와 민간에서 쏟아진 제재와 비난은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난 2006년부터 적법한 음원 다운로드 업체로 거듭났다. 최근 출간한 `소리바다는 왜?`라는 책을 통해 그간의 히스토리를 털어놓기도 한 양정환 소리바다 대표를 만났다.

양정환 대표는 소리바다의 지난 10년을 권리자와 5년, 대기업과 5년의 사투로 정의했다. 양 대표는 “음원을 전면 유료화한 지는 3년 정도 됐다”며 “`소리바다3`부터 일부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일부 음반사와 저작권협회하고만 계약한 특이한 방식의 유료 서비스였으며 수익을 권리자들에게 분배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컸다”고 회고했다.

왜 처음부터 저작권 이슈를 고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2000년 당시에는 전면 유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시는 합법 서비스를 하기 위한 과정이 복잡했고, 사실상 방법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감독 하에 있는 3개 권리단체 역시 실질적인 서비스 모델이나 가격기준 등의 규정이 없어서 계약을 해줄 상황이 아니었다. 양 대표는 “그래도 서비스를 하려니, 구조적으로 불법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소리바다는 완전한 유료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로 정착해 멜론과 엠넷에 이어 시장 3~4위를 다투고 있다.

2005년까지 한국의 음원 다운로드 시장은 소리바다, 벅스, 맥스MP3 등 벤처기업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의 음원 시장은 멜론(SK텔레콤), 도시락(KT), 엠넷미디어(CJ) 등 대기업과 연계된 음원 업체가 시장 점유율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양정환 대표는 “초반부터 살아남은 중소기업은 우리가 유일해요. 처음엔 음반사 등 기존 시장이 디지털 음반 자체를 부정했어요. 인식이 바뀌어 이제야 시장화 하려고 했더니 이번엔 대기업이 들어와 장악했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리적인 경쟁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어요. KT나 SKT가 시장을 키우는데 도움된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킬러콘텐츠를 가진 대기업이나 대형 기획사가 소리바다 등 중소기업에 자사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하면 급격한 이용자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게 중소기업의 현실이에요”라고 말을 이었다. 음원 서비스와 콘텐츠 권리자의 권한까지 갖고 있는 대기업과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을 해볼 수 없다는 것.

양정환 대표는 소리바다의 앞으로 10년이 모바일과 글로벌 서비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폰 덕분에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찾아왔다. 기존의 환경보다는 대기업과 평등한 상태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잡힌 것이다”라며 “국경의 경계가 없이 주민등록번호나 주소같은 개인정보를 받지 않고도 가입할 수 있는 클린하고 가벼운 글로벌 음원 사이트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SNS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소셜커머스를 도입하려면 내 페이스북 친구가 구입한 음원을 나도 무제한으로 같이 들을 수 있다거나 하는 식어야지 단순히 한달 무료쓰기로는 안되고 11월쯤 새 서비스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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