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곽인순 씨(29)는 최근 지하철 내 H사 자동차광고판에 `QR코드를 넣으세요`란 이벤트를 보고 무심코 스마트폰으로 화면을 찍어 봤다. 그런데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메시지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평소 경품 이벤트에 당첨된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당첨된 것.
박씨는 "QR코드를 찍어보라는 광고는 많은데 실제로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내가 당첨된 것 같다. 앞으로는 QR코드 이용자가 더 많아질 것 같다"고 기뻐했다.
스마트폰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증강현실, QR코드 등 가상세계(모바일 인터넷)와 현실세계(일상)를 이어주는 기술도 스마트폰에 탑재돼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는 현상이 눈부시게 진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이 같은 기술을 반영한 새로운 마케팅이 등장하는 등 제2의 모바일 비즈니스 혁명이 가상과 현실 경계에서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은 내년부터 선보이는 전략 스마트폰에 근거리통신 모듈(NFC), GPS 위치센서, 증강현실(AR) 등 현실과 가상을 이어주는 기술을 넣기로 했다.
노키아는 2011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스마트폰에 NFC 기능을 기본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애플도 차기 아이폰(아이폰5)에 NFC 기능을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의 NFC폰을 이달 중 출시하며, KT는 기존 출시한 아이폰(3GS, 4)으로도 NFC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NFC 칩과 안테나를 탑재한 아이폰 케이스를 개발해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FC는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으로 10㎝의 가까운 거리에서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결제뿐만 아니라 슈퍼마켓이나 일반 상점에서 물품 정보나 방문객을 위한 여행 정보가 전송된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과 QR코드(입체 바코드)는 도입기를 거쳐 내년에는 상용화 단계로 진입할 전망이다. 현실 세계에 가상 정보를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은 지금까지 스캔서치, 레이어 등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내년부터는 모바일 칩에 내장된다.
실제로 16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증강현실 엑스포로 불리는 `이스마르2010(ISMAR2010)`에서 퀄컴, 삼성전자 등 사업자들과 기술자들은 증강현실의 국제 표준화에 대해 논의했다. 퀄컴은 이미 9월부터 영상인식 AR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QR코드도 다음과 네이버가 자체 앱에 기술을 포함시키고 대중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현실 세계와 가상 정보가 섞이는 추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농업ㆍ유통 등 관련 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훈 IT 칼럼니스트(관동의대 교수)는 "지금까지 인터넷 업계와 제조 서비스 등 전통 산업은 따로 움직였으나 내년부터는 빠르게 융합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농업, 유통, 요식업 등 전통 산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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