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자원전쟁과 에너지 절감

[ET단상]자원전쟁과 에너지 절감

최근 중국과 일본은 `자원전쟁`을 치렀다. 중국이 일본에 억류된 자국 선원을 석방시키기 위해 `자원 수출 금지`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결국 자원이 절실한 일본은 이튿날 선원 석방을 발표하며 사실상 두 손을 들었다.

세계 열강이 치열한 자원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인 자원은 물론이고 알루미늄이나 니켈 등 비철금속의 가격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하면서 자원가격이 급상승하고,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전쟁이 본격화했다.

자원이 많은 나라가 자원을 무기 삼아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것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원전쟁은 수요와 공급법칙이라는 경제 원리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자원 소비국이면서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자원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에너지자원은 특히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20년 전만 해도 1배럴에 20달러 수준이던 원유 가격은 현재 80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정부가 2015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총 40조원(정부 7조원, 민간 33조원)을 투자해 태양광과 풍력을 집중 육성하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먹을거리로 삼고 있는 IT를 통해 산업의 에너지를 효율화하는 `그린IT`가 주목받고 있다. 선진기업들은 이미 장기적인 미래전략 차원에서 그린 IT를 추진하고 있다. IBM은 고비용의 공랭식 대신 수랭식 컴퓨터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적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데이터센터 내 에너지효율 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 비용을 86만달러 이상 절감했다. 브리티시텔레콤도 원격회의를 통해 연간 1억파운드의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우정사업본부도 `생활 속 그린IT전략`을 전국 우체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1장 1쪽 찍기` 인쇄설정을 변경해 `1장 2쪽 찍기`로 바꿨다. A4 1장에 2쪽을 찍기 때문에 연간 종이 소비량을 20%가량 줄여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6억원에 해당하는 액수고 30년생 나무 300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우체국 PC 4만여대의 대기전력을 최소화하는 전원 자동관리시스템도 효과가 크다. 일정시간 동안 마우스와 키보드의 움직임이 없으면 중앙에서 모니터 끄기, 하드디스크 끄기, 시스템 대기모드 전환을 자동으로 제어, 관리해 대기전력을 최소화한다. 시행 결과 연간 2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내 전력 사용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컴퓨터는 전력 사용량의 70%가 사용하지 않을 때 소모돼 전력낭비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크린 세이버를 삭제하고 PC 및 노트북 절전모드 설정, 모니터 대기모드 설정, 대기전력 차단 등만 실행해도 에너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본 마루베니경제연구소 시바타 아키오 소장은 책 `자원전쟁(Resources Wars)`에서 `되돌릴 수 없는 지구성장의 한계, 즉 임계점 또는 불환지점(되돌아올 수 없는 지점)이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에너지와 자원 절약, 그리고 대체에너지 개발`을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자원 고갈 속도를 완화시키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평범하지만 올곧은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겨 에너지 절감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때이다.

남궁 민 우정사업본부장 ngmin@mk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