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IT분야에서도 감동의 드라마를 기대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010/046204_20101019111646_485_0001.jpg)
최근 지하 700m의 막장에서 69일간의 사투 끝에 무사히 돌아온 칠레 광부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위대함을 느낀다. 불사조라는 이름의 캡슐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온 33명의 영웅들은 희망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두 달 넘게 인내했고 결국 극적인 감동을 선사했다.
이들처럼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으면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경제 상황은 좋지 않다. 김장철을 앞두고 일어난 배추파동으로 생필품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어오르고 있는데다 여전히 밑바닥의 서민 경제는 살아날 기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은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환율전쟁을 벌이면서 그 여파가 우리의 수출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고 있으며 특히 우리 경제를 지탱해오고 있는 IT분야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통신시장은 플랫폼 중심의 폐쇄형 구조에서 콘텐츠 중심의 개방형 구조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미 단말기시장에서는 아이폰을 들고 나온 애플에 노키아 등 기존업체들이 뒤처지기 시작했다. 우리의 주력수출제품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여서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일본 및 대만 업체들과 치킨게임을 벌이게 됐다.
무엇하나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국토해양부 등 7개 정부부처도 내년에 융합IT 개발, 기반구축 등을 위해 약 43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산업융합촉진법 등 법과 표준인증체계마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키로 한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지식경제부는 IT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11년 예산을 2010년 대비 32%로 확대해 1484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의료, 법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송통신융합서비스를 확대키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2011년 352억원의 예산을 투입, 공공부문의 u서비스 촉진, 스마트오피스 확산을 통한 원격근무 환경조성, 스마트폰 기반의 스마트 행정서비스제공 등을 추진할 계획이며, 국토해양부는 u시티, 3차원 공간정보, ITS, u항만, USN기반 해양통합관측체계사업에 14년까지 총 73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러한 정부정책의 제시는 IT기반의 융합과 스마트의 추세에 적극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2015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분야에 40조원을 투자, 미래의 우리 경제를 떠받칠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 발표와 비교해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최근 내한한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은 “현재를 다섯 번째 기술혁명의 변곡점으로 규정하고 의료기기, 자동차, TV, 조명기기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기기들이 연결되면서 새로운 네트워크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도래할 네트워크 사회에서 우리가 안심하고 편리한 IT문명을 누리려면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선 7개 부처가 백화점식으로 정부의 지원책을 나열하기보다는 이를 하나로 묶어 우선순위에 따라 체계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등 IT산업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정책과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칠레의 광산사고에서 33명의 영웅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한 편의 감동 드라마를 보여주듯이 우리도 이제 IT분야에서 다시 한 번 감동의 드라마를 쓸 수 있어야 한다.
이세한 지티앤티 대표이사 gt6000@gt-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