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상거래의 미래 `소셜 커머스`](https://img.etnews.com/photonews/1010/044027_20101020111247_923_0001.jpg)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이사 jslee@simplexi.com
`뭉치면 산다`. 아니다. `뭉치면 파격적인 가격으로 싸게 살 수 있다.` `쇼핑 혁명`이라고까지 언급되는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 이야기다. 소셜 커머스 열풍 진원지는 2008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 그루폰(Groupon)이다. 도시별로 하루에 단 하나의 서비스를 50% 이상의 파격적인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그루폰은 미국, 유럽 등 20여 개 국가 170여개의 도시에서 서비스 되고 있다.
그루폰 구조는 단순하다. 공연표, 여행 티켓, 맛집 등 다양한 서비스에 일정 참가자가 모일 경우 50% 이상 할인율을 적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평소에 가고 싶었거나 먹고 싶었지만 비용 때문에 주저했던 서비스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몰린다.
최근 국내에서도 그루폰을 모태로 유사한 서비스 업체가 생겨나면서 빠르게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소셜 커머스가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그루폰의 경우 무조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시간 내에 목표 인원에 도달하지 못하면 거래는 성사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사람을 모은다. 무엇보다 SNS는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자신의 구매 경험을 주위 사람들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구매 가능성을 높여준다.
둘째 소비 기준의 변화다. 먹고사는 문제가 급선무였던 이른바 `빈곤의 시대`에는 `필요`가 소비 선택 기준이 되었다. 반면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개성과 유행을 추구하는 이른바 `풍요의 시대`로 변화하면서 `가치 충족`으로 기준이 바뀌었다.
소비자가 `필요`에 의한 구매를 한다면, 한 가지 상품만 팔아서는 단골을 확보하기 힘들다. 세탁기가 필요한 경우 하루 한 가지 상품만 파는 곳에서는 특정한 날 세탁기를 팔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가치 충족`을 위한 구매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미 필요한 상품을 확보하고 추가적인 만족을 위해 구매를 하기 때문에 여행을 가거나,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일정 부분 만족을 충족시킨다. 또 여유 자금을 통해 마음에 드는 조건이 있는지 살펴보는 경향이 있어 상품의 종류와 관계없이 구매율을 높여 단골이 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기존의 공동구매 사이트와는 다른 가격 경쟁력도 소셜 커머스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매상, 소매상이 가전제품을 판다고 가정해보자. 가전제품은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생산량이 증가하게 되고 투입되는 재료비와 생산인력이 늘어나게 된다. 즉, 투입되는 비용이 높은데 반해 판매가격이 낮아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많은 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변동비용이 크기 때문에 파격적으로 가격을 깎아서 판매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루폰 서비스처럼 식당, 영화, 공연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다르다. 많이 팔아도 변동비용이 적기 때문에 과감한 가격 베팅이 가능하다. 따라서 그루폰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변동비용이 적을수록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공동구매 형식을 통한 가격 할인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보편화되었다. 이 보편적인 판매방식에 `스마트폰과 SNS`가 결합되면서 최근 새로운 쇼핑 시장을 형성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웹 2.0`에 기반한 오픈마켓이 순식간에 e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이제 소셜 커머스도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하면서 단순한 열풍을 넘어 하나의 쇼핑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많은 기업에서도 `소셜 쇼핑`이라는 새로운 쇼핑 방식을 전파하며,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소셜 커머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