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으로 시작된 스마트폰의 열기가 뜨겁다 못해 가히 폭발적이다. 이 같은 스마트폰 보급의 확대는 이통사들의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출시와 맞물리며 무선 인터넷 사용량을 급격하게 증가시키고 있다.
무선 인터넷의 트래픽 급증은 차량 증가로 인한 고속도로의 기능 마비처럼 자칫 인터넷 회선망 전체의 품질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부터 발생된 무선 데이터 트래픽도 결국 유선 인터넷망으로 소통되기 때문이다.
현재도 1600만명의 사용자가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해마다 50% 이상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인터넷 트래픽이 2.6TB(테라바이트)를 넘어서고 있다. 국내외 40여개의 주요 인터넷사업자들이 트래픽을 교환하고 있는 KINX도 한 해 평균 30% 이상 접속대역폭이 늘어나고 있고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곧 IX 백본네트워크 장비를 테라급으로 교체 검토 중이다.
유선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의 지속적 발전과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그리고 음성이나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전송지연에 민감한 서비스들의 품질 보장을 위해 트래픽에 대한 적절한 관리와 통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트래픽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전체 소모 대역폭의 과점을 통해 네트워크 전체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부 이용자들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으며 해결방안으로 인터넷종량제가 또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내 유선망에서 인터넷종량제 관한 논의는 지난 2004년 인터넷 수능방송이 시작되면서 KT 등이 나서 이 제도의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종량제는 당시 인터넷 이용자들의 이용요금 증가를 우려하는 부정적 여론으로 인해, 2008년에는 또다시 현정부의 `인터넷 여론통제설`과 연관지어 수많은 네티즌의 반발을 일으킨 바 있다.
인터넷 종량제는 서비스 초창기 시절에는 널리 실시되기도 하였으나 초고속 가입자 확보를 위한 사업자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가입자 확보를 위해 정액제가 차츰 대세가 되어왔다. 그러나 IP 네트워크의 트래픽 급증이 과부하에 대한 우려를 현실화하면서, 안정적인 인터넷 접속환경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터넷 종량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인터넷 종량제의 본래 목적은 상위 5% 사용자가 전체 사용량의 43%를 차지하고, 상위 1%가 21%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량이 그렇지 못한 다수 사용자를 고려하여 형평성에 맞는 요금부과를 통해 효율적인 네트워크 부하관리와 서비스의 안정성 및 품질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있다.
현재 미국의 경우 업계 선두를 차지하는 AT&T와 컴캐스트 그리고 타임워너 케이블이 대표적인 인터넷 종량제 도입 업체들이다. 특히 일부 지역에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AT&T나 타임워너 케이블사와 달리 컴캐스트는 종량제를 전면 도입한 사업자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약 국내에서도 통신사업자들이 합리적인 월 이용한도를 객관적인 조사와 통계자료를 통해 제시를 하고 그에 따른 적정한 비율의 요금을 책정한다면 인터넷 종량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거부감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용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바탕이 된다면, 인터넷종량제의 단계별 도입은 시도할 가치가 있다.
이선영 케이아이엔엑스(KINX) 대표 sylee@kinx.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