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신경도 날카로워진다. 이 사람이 맞다고 하면 저 사람이 틀렸다고 하고, 저 사람이 주장하면 이쪽에서 실현 불가능하다고 한다. 소모적인 대립만 깊어지고 방향을 잃더니 길마저 잃었다. 멋진 모자이크 작품은 전체를 위해 부분이 조화를 이루는데 우리는 찢어진 종이조각들이 제각각 따로 논다. 이렇게 의견이 분분할 때는 한 사람이 욕 먹더라도 밀어붙여야 하는 게 아닐까. 피하고 싶고 피곤하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빠른 합의`인가,
`최선의 결정`인가. 빠른 합의가 목표라면 모르겠지만 최선의 결정을 위해서라면 의견이 분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똑같은 붕어빵끼리는 시너지가 나오지 않는다. 집단지성이 되는지 집단사고를 치는지 집단 결정의 방향과 방법에 따라 갈림길에 선다. 양적 수로 결정하는 `다수결`과 똑똑한 한 명에게 의지하는 `소수결`이 집단결정의 극단적 폐해다. `다수결`은 가장 빠른 합의제도기는 하지만 최악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골고루 듣다 보니 최악의 잡동사니가 나오고 혁신적인 해결책은 뒷전으로 밀린다. 한두 명의 목소리 큰 `소수결`도 다양한 시각을 눌러버리고 조직적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임금님은 발가벗었다`고 아무도 말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의견이 분분한게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문제로 여기는 `닫힌 사고`가 문제다.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열린 사고`로 다양한 대안과 대비책을 마련하자. 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를 격리하고 좀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리더를 격리하고 수평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구성원 각자 유체 이탈해 악역도 해보고 변호도 해보고 심판도 맡아봐야 한다. 빨리 결정하는 것보다 제대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