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기획]“성능 따져 보는 것도 좋지만 과신은 금물”

김치냉장고는 TV · 냉장고 · 세탁기와 더불어 가정의 필수품이 됐다. 왜 냉장고가 두 대나 필요하냐는 말은 그 편리함을 맛보지 못해서다. 요즘은 일반 냉장고보다 김치냉장고가 대우받는다. 오래 아껴 먹거나 더 맛있게 먹고 싶은 것, 귀한 식재료 등은 김치냉장고에 넣는다. 일반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주객전도란 말이 어색하지 않다.

가정 필수품이자 혼수품이 된 김치냉장고이기에 신중하게 고를 수 밖에 없다. 가족의 입맛을 지켜주는 김치냉장고를 무작정 남들 따라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맘 때만 되면 수많은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종류도 많고 기능도 복잡해 상세히 알아보기도 설명을 듣기도 벅차다. 그러나 김치냉장고 구매 시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온도 유지`다.

지금은 보기 힘든 모습이지만 김장김치는 항상 김장독으로 직행했다. 김장독은 또 땅에 묻혀 있었다. 김치의 맛을 좋게,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지혜다.

김치냉장고도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을 자주 열게 되는데, 온도 변화를 방지하기 위한 기능이 있는 지, 또 온도를 고르게 유지하기 위한 장치 등이 있는 지를 따져야 한다.

통상 윗면을 여닫는 방식의 뚜껑형이 스탠드형에 비해 온도 유지 성능이 좋다. 뚜껑형은 아래 쪽에 머무르는 찬 공기의 특성상 냉기 손실이 적다. 스탠드형은 외부의 열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막았는 지가 중요한 체크 사항이다.

온도유지 부분이 해결됐다면 이후엔 용도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단지 김치만을 보관하기 위함인 지, 아니면 다른 식재료를 보관하기 위해 김치냉장고를 고르는 것인 지 정해야 한다.

김치를 좋아해 양이 많아야 하는 가정이라면 뚜껑형이 나쁘지 않다. 공간이 넓고 커 많은 김치를 담을 수 있다. 그러나 김치도 김치지만 다른 식재료를 함께 넣으려 한다면 스탠드형도 고려할 만 하다. 스탠드형은 디자인뿐 아니라 구조적인 특성상 일반 냉장고의 보조 냉장고처럼 쓸 수 있다.

그런 후 가족 수와 식습관을 고려해 용량을 정한다. 일반적인 4인 가구를 기준으로 김치만 보관한다면 180ℓ 미만의 소용량 제품이, 야채 · 육류 · 냉동식품 등을 함께 보관한다면 180ℓ 이상이 적당하단 평가다. 김치를 많이 먹거나 보관 식품이 많은 가족이라면 200ℓ 이상의 대용량 제품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김치냉장고를 고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관리인 데, 이를 잊는 경우가 자주 있다. 김치냉장고의 성능을 너무 과신한 나머지 청소를 게을리 하거나 식재료의 보관기간을 잊어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이다. 식약청과 소비자단체 등은 정기적인 청소는 물론 김치냉장고 사용 시 식재료의 보관날짜를 기록하고 김치 외 식품 보관을 구분해 깨끗하고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