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10대를 위한 의류 쇼핑몰인 `플럼윌로우` 사무실. 유행하는 비타민 음료수 병을 테이블 앞에 두고 10대 소녀들이 모여앉아 인터넷 사이트에 음악을 넣을 건지 말건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욕에 사는 사라 머피는 “음악 장르는 너무 많고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지 알기 어렵다”며 사이트에 배경음악을 넣는 것을 반대했다. 사라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칼라 라린은 “하지만 사람들은 사이트에서 멋진(cool) 음악이 흘러나오면 사이트를 멋지다고 생각할 거에요” 라고 말했다.
의류 쇼핑몰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이들은 창업자가 아니다. 이 회사의 마케팅 디렉터도, 기술 담당자도 아니다. 이른바 `소셜 미디어 컨설턴트`로 불리는 10대 청소년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10대 소셜미디어 컨설턴트가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고 25일 보도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회사에 피드백을 주거나 체험단, 조언단으로 활동한다.
맨해튼 플럼윌로우는 최근 15세~16세의 청소년을 인턴으로 명명하고 마케팅 및 제품 개발 팀의 일원으로 임명했다. 10대 브랜드에 필요한 영감 및 세부 취향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린제이 앤빅 플럼윌로우 마케팅 담당자는 “요즘 10대는 그들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명백하게 말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며 “여기에 이들은 제품과 서비스 개발 등 웹 기반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의류업체인 갭(Gap)도 최근 소셜네트워크에서 불만사항을 접수해 실제 옷의 디자인 및 로고 변경에 참고했다. `10대 청소년들이 즐겨 입는 모자달린 티셔츠에 들어있는 로고를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트위터를 통해 접수했다.
전문가들은 SNS를 통해 받아들인 10대들의 목소리가 제품과 제작부터 판매까지의 일반적인 제조 단계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10대가 제품 생산단계부터 SNS 등을 통해 직접적인 의견을 제시해 소비자이자 창조자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회사와 소비자는 제품을 제공하고 받아들이는 1차원적인 관계에 불과했다. 특히 소비자 의견 반영도 제품 제작이 완료된 후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수잔 에트링거 알티미터 그룹의 컨설턴트는 “앞으로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어떻게 새로운 세대를 다루는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라며 “10대들은 웹에서 의견을 반영해 얻어내는 식의 특별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구매에 역시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