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스마트그리드의 날

100년이 훌쩍 넘은 우리나라 전력망 역사에 새 이정표가 세워졌다.

26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지능형전력망의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일명 스마트그리드법)`안을 의결함으로써 연내 법 제정에 성큼 다가섰다.

스마트(Smart)와 전력망(Grid)의 합성어인 `스마트그리드`는 아주 가까운 미래에 인류의 삶을 가장 크게 변화시킬 이슈 중의 이슈다.

지난해 말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이탈리아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10대 전환적 기술로드맵`으로 채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스마트그리드 기술 선도국답게 우리나라는 스마트그리드 실증에서도 앞서 달리고 있다. 물론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의 국가들이 정부가 구축한 실증설비나 시스템을 먼저 운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실제 생활공간(제주시 구좌읍)에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접목해 벌써 1년 이상 실증 중이다.

이번 스마트그리드법의 국무회의 의결은 차세대 전력망 구축 및 인프라 업그레이드에 대한 정부 의지를 총체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올해 초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민관 공동으로 27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을 만들어 발표했다. 국내 산업 기반을 형성하고 키우는 것이 핵심적 목표이지만, 여기에는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자재 및 시스템, 설비 등의 수출산업화도 포함됐다.

스마트그리드는 그야말로 누가 먼저 시작하고, 상용 모델화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승부가 가려지는 분야다. 2030년 8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전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 주도권을 향해 우리는 앞서 달리고 있다.

이런 엄청난 시장을 잡기 위해 민관(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았고,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부가 내놓은 입법안을 국회가 조속히 심의해 하루라도 빨리 법 공포까지 일사천리로 달려야 한다.

우리가 관련 규정의 의거해 1년 중 기념하는 정부기념일은 약 40여개에 달한다. 스마트그리드법이 시행되는 그날을 `스마트그리드의 날`로 지정해 전력산업의 미래를 국민과 함께 연 날로 기념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그린데일리 팀장 ·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