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PDF, 플래시 등으로 PC용 소프트웨어(SW) 글로벌 강자였던 어도비가 `모바일`로 전환을 선언했다. 한때 스티브 잡스 애플 CEO로부터 구시대(PC) 유물이라 평가받은 것을 무색케 한 것이다.
어도비는 24일(현지시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콘퍼런스(MAX2010)를 열고 멀티스크린 시대에 대비한 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웹, 스마트폰, 태블릿PC, 인터넷TV, 소셜게임 등에 어도비 SW를 움직이게 하겠다는 구상으로 5개 플랫폼(펜타 플랫폼)에 콘텐츠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는 평가다.
기조연설에 나선 케빈 린치 어도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멀티스크린 혁명은 우리가 과거 퍼스널컴퓨터 혁명 때 봤던 것보다 더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본다"며 "어도비는 SW 개발자와 디자이너, 콘텐츠 창조자가 쉽게 멀티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도비는 이날 플래시(인터넷 동영상 제작 소프트웨어) 운용도구인 어도비 에어(2.5)와 새로운 인터넷 저작도구(HTML5)를 공개했다.
이 SW는 개발자들이 모바일에 맞는 기능(가속도계, 카메라, 위치정보, 멀티터치 등)을 넣어 동영상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만들고 작동하게 해준다. 또 기존에는 데스크톱 기반 SW를 주로 지원했으나 앞으로 갤럭시S 등 안드로이드폰뿐만 아니라 윈도폰7, 블랙베리 태블릿PC(플레이북), 갤럭시탭 등 태블릿PC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날 린치 CTO는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삼성 스마트TV에 스마트TV로는 처음으로 어도비 에어를 내장한다고 발표했다. 또 소셜게임에도 사용할 수 있다며 페이스북용 게임을 직접 시연했다.
어도비는 운영체제(안드로이드, 윈도폰7, 블랙베리, 바다 등)와 상관없이 개발자들이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프로젝트명 멜로스)도 내년 이후 공개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날 어도비는 아이패드(9.7인치)와 갤럭시탭(7인치)에 작동되는 앱을 만들 수 있는 도구(디지털 퍼블리싱)도 공개하고 `살림의 여왕`으로 유명한 마사 스튜어트가 직접 나와 새로운 아이패드용 잡지를 시연했다. 미디어 회사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수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산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기조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설에 대해 "(회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협상설을 부인했다.
[미국(LA)=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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