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운 기자의 백투더 퓨처]인터넷의 탄생

`당신은 하루 평균 인터넷을 몇 시간가량 사용하십니까.`

2010년 한국인터넷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들은 하루 두 시간 이상 인터넷을 이용한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이용해서 이메일을 주고받고, 소셜네트워킹사이트(SNS)서 일상을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쇼핑, 은행업무, 학업, 게임, 여가선용, 사회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특히 한국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4명은 휴대폰으로 이동 중에도 무선인터넷을 이용한다. 이제 인터넷은 생활의 일부고, 삶의 중요한 수단이 된 것이다. 오죽하면 인터넷을 공공재로 보자는 말까지 나올까.

이처럼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은 인터넷은 한국인이 하루 평균 10분도 읽지 않는 책이나 점점 보는 시간이 줄어드는 TV에 비하면 짧디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60년대 미국은 소련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미국 국방망(ARPARNET)을 구축하고, 떨어져 있는 기지들 사이에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컴퓨터망을 갖추기로 결정한다. 1969년 10월 29일, LA의 UCLA와 그 곳에서 500㎞ 이상 떨어진 멘로파크의 스탠퍼드연구소 SRI 사이의 원격지 통신에 성공하면서 인터넷의 역사는 시작됐다.

이후 1974년 빈트 서프와 밥 칸이 TCP 프로토콜을 개발하면서 오늘날 인터넷의 기본 프로토콜이 형성됐다. 1980년대까지 군사 혹은 연구 목적으로 활용되던 인터넷의 상업적 이용이 허용되면서 인터넷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은 인터넷은 이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의 지평을 넓히는 `평화적 수단`으로 진화했다. 인터넷 공간에서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토론은 사람들의 사회참여를 넓혔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 관심을 갖게 하고 참여도 이끌었다. 촛불집회, 다양한 NGO 활동 등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펼쳐진다. 트위터와 구글 · 아이폰 · 페이스북을 뜻하는 TGIF는 시민권력의 핵심 아이콘이 됐다.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역기능을 지적하고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겪는 성장통으로 보인다.

올해 노벨평화상 선정위원회는 인터넷을 `전 세계 국가와 인종 사이에 장벽을 허물어 개방성을 촉진하고, 소통과 토론 협의 문화 전파를 통해 민주주의 발전과 세계 평화에 이바지했다`는 이유로 후보로 꼽았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겨우 4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기술`인 인터넷의 긍정적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터넷은 PC를 넘어 휴대폰 · TV 심지어는 냉장고까지 네트워크로 묶고 있다. 모든 곳에 인터넷이 존재하는 환경 속에서 현명하게 이를 향유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