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가별 순위보다 신성장 산업 육성이 우선

우리나라가 내년에는 세계 13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라고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중장기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9863억달러로 G20 회원국 중 14위지만 내년에는 1조563억달러로 13위에 오른 뒤 2015년까지 이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가 올해 빠른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탄탄한 경제 기반을 굳혔다는 분석은 나름 기분 좋은 소식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의 순위 상승보다는, 오히려 다른 주변국들의 움직임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과 일본은 글로벌 경제에서 2대 거인으로 군림했으나 올해는 중국이 5조7451억달러의 GDP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가 될 전망이다. 향후 일본이 다시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회복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중국이 세계경제 강국을 향해 무섭게 질주하고 있음을 여실히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국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틈타 해외 메이저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선 데 이어 대만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하는 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국 자금력과 기술이 합쳐져 세계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우리 기업의 해외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향후 우리나라가 미국과 일본은 어느 정도 따라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과 격차는 현격하게 벌어질 것으로 분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가별 순위 상승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이 아니라, 녹색성장과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등을 통해 신성장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