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인의 경제올림픽인 상하이엑스포가 오는 31일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상하이엑스포는 금융위기의 공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지난 5월1일 엑스포 사상 처음 개발도상국가인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됐으나 주최국 중국의 적극적인 행사추진에 힘입어 많은 진기록을 남기며 6개월의 여정을 무난히 마무리하게 됐다.
상하이엑스포는 31일 오후 8시(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안현호 지식경제부 차관 등 국내외 주요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식을 갖는다.
상하이엑스포는 금융위기를 거치며 미국과 함께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듯 참가국가와 국제기구가 각각 192개와 50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엑스포 참석인원은 7천만명을 넘어 159년 엑스포 사상 가장 많았다.
지난 16일에는 엑스포의 하루 관람객이 103만명에 달하며 100만명을 돌파해 역시 엑스포 사상 최대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중국은 또 엑스포를 계기로 홍차오공항 확장을 비롯해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대거 확충했고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중국의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었다는 점도 큰 수확으로 꼽힌다.
상하이엑스포는 결과적으로 중국에 큰 수혜를 안겨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상하이엑스포는 투자비용 대비 수입측면에서는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포의 수입은 입장료 판매, 식당 수입, 상품판매, 기업찬조금 등으로 200억위안(3조4천억원)에 달해 행사준비 비용 286억위안과 부대시설 투자비용 3천억~4천억위안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하지만 엑스포로 인한 경제활성화 효과와 관광수입, 국가홍보 등의 효과를 감안하면 그리 큰 손해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엑스포로 인한 관광매출액은 무려 800억위안(13조4천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상하이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3%포인트나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샤오치웨이(邵琪偉) 국가여행국 국장은 지난 28일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상하이엑스포 관람객 7천여만명 중 외국인이 350만명에 달해 중국의 관광시장이 전면적으로 활성화하는 계기를 맞았으며 중국의 개방성과 친밀성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하이엑스포는 또 한류엑스포로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을 홍보하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내수시장으로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엑스포는 한국과 한국 기업들을 중국인들에게 알리는 좋은 통로가 된 것이다.
한국은 국가관과 기업연합관, 서울시관 등 3개의 전시관을 운영, 가장 적극적으로 엑스포에 참가한 나라가 됐다.
한국관은 입장객이 700만명을 넘어 상하이엑스포 관람객의 10명 중 1명이 방문했고 기업연합관과 서울시관도 입장객이 400만명을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한국의 3개 전시관은 정보기술(IT)과 빼어난 영상 등을 앞세워 중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업연합관은 금호아시아나, 두산, 롯데, 삼성전자, 신세계이마트, 포스코, 한전, 현대자동차그룹, 효성, LG, SK텔레콤, STX 등 12개사가 엑스포 기간 내내 돌아가며 기업홍보 행사와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해 중국인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CJ와 농심[004370], 인삼공사 등 기업관의 일원으로 참가하지 못한 대기업들도 엑스포 물품공급, 판매점 운영 등을 통해 중국인들의 눈도장 찍기에 적극 나섰다.
한국관은 이에 따라 현지 신문 신원천바오(新聞晨報)가 발표한 `엑스포 오스카상` 영화상 부문에서 `최고 인기 트렌디 영상`으로 선정됐고 기업관은 `가장 인터액션이 풍부한 지혜의 집`이라는 표현과 함께 과학기술전시상을 수상했다.
박은우 한국관장은 "엑스포는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제고하고 한ㆍ중우호를 다지며 1년 반뒤 개최되는 여수엑스포를 홍보하는 좋은 자리였다"면서 "중국인들은 한국인과 한국문화에 대해 자세히 체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하이엑스포는 관람객, 참가국 등 겉으로 드러난 엄청난 규모와 달리 실제로는 그다지 큰 볼거리가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엑스포 전시관들의 외형은 예술품처럼 잘 지어졌지만 실제 전시 내용물들은 한국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사진이나 도자기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들로 채워져 경제올림픽이라는 구호를 무색케 했다.
상당수 국가들은 G2로 부상한 중국의 권유로 엑스포에 참여했지만 전시관들을 채울만한 콘텐츠가 빈약했던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