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제8차 ASEM 정상회의에서 TEIN(Trans-Eurasia Information Network 아시아 · 유럽 국제연구개발망) 협력센터의 한국 설립이 최종 승인되었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외교통상부,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로, 한국이 방송통신 부문에서 거둔 그간의 성과를 국제사회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은 것이다.
TEIN은 아시아와 유럽이 인터넷, 유 · 무선 네트워크, 멀티미디어 기술 등 방송통신 기술에 대한 R&D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기타 교육 ·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구축한 연구개발망이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제안해 이루어진 프로젝트로, 2001년 프랑스와 한국의 연구개발망(KOREN)을 연결하며 시작되었다. 이후, 참여 국가가 꾸준히 늘어나, 현재는 한국 · 중국 · 일본 · 호주 등 19개 아시아 국가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0여개 유럽 국가가 참여하는 ASEM의 대표적 협력사업으로 발전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시아의 연구개발자 입장에선 타 대륙과 협업하기 위한 인프라가 취약한 관계로, 해외 선진국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TEIN이라는 새로운 방송통신의 실크로드를 통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많은 연구자들이 대륙 간 경계를 허물며,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실제로 지난 10월 20일, KAIST에서는 `미래인터넷 기반의 문화예술 공연`을 주제로 한 국제 워크숍이 열렸는데, 이때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연주하는 플라멩코(Flamenco) 반주에 맞춰 한국에서 판소리를 부르는 대륙 간 네트워크 공연을 실시간으로 펼쳐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TEIN은 지난 10여년 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국제연구망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리고 제8차 ASEM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TEIN의 관리업무를 영국에서 한국으로 이관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승인함에 따라, 마침내 TEIN 프로젝트를 제안한 한국에 이를 관리하는 센터가 설립되게 된 것이다. 이는 그간 유럽 중심으로 관리 · 운영되던 TEIN이 우리나라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 지역으로 그 중심축이 이동되는 것으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TEIN 협력센터는 ASEM 회원국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국내에 설립되는 최초의 ASEM 산하 국제기구로서, 2011년 초에 개소될 예정이다. 이번 TEIN 협력센터 유치에 따라, 한국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향후 5년간 TEIN 프로젝트를 총괄 관리하게 될 예정이다.
향후 설립되는 TEIN 협력센터는 기존의 연구 분야는 물론이고 스마트TV, 스마트워크, 클라우드 및 사물지능통신 등 신규 방송통신 서비스 분야에서 유럽과 협력해 선도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허브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강점인 IT 인프라와 혁신적인 제품을 국제 사회에 홍보함으로써, 해외 진출을 촉진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더욱이 유럽과의 연계를 통해 아시아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TEIN 협력센터의 한국 유치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지역에 대한 방송통신 진출을 가속화하고, 미국 · 유럽 등 선진 국가와의 첨단 기술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다시 없는 기회다. 방송통신 연구개발 실크로드인 TEIN에서 학계 · 연구계 · 기업 등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디어가 넘쳐나기를 소망한다.
황철증 방송통신위원회 네트워크정책국장newcjh@kcc.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