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 3D 방송 최초로 시도, 성과와 과제는

29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고화질 3차원(3D)TV 실험방송을 개시했다. 이는 지난 5월 월드컵 당시 지상파를 통해 표준화질의 3D 방송을 세계 최초로 실시한데 이은 성과로, 국내 방송분야 산학연은 이를 계기로 3D 방송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9일을 시작으로 1년 동안 실시하는 고화질(HD)이면서도 기존 디지털TV에서도 2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3D 실험방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실험방송 대상은 100가구로, 지상파와 위성, 케이블TV 방송사가 참여했다. 지상파는 KBS, MBC, SBS, EBS 4개사가 공동으로 66번 채널을 이용하고,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은 301-1번 채널로, 케이블은 CJ헬로비전과 HCN이 각각 73번과 98번으로 실험방송을 송출한다.

◇성과는 = 이번 실험방송은 기존 3D 방송 방식이 갖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영국 · 일본 등 3D 방송을 하는 곳은 모두 사이드바이사이드(side by side)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기존 방송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질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일반 TV로는 두 개의 화면을 봐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입체 영상에 필요한 오른쪽 왼쪽 영상을 기존 한 채널에 같이 실어 보내기 때문이다. 이 방식을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에 도입할 경우, 일반 TV에 불편을 준다는 점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디지털 방송 표준화 기구인 ATSC(Advanced Television Standards Committee)의 경우 차세대 방송 로드맵에 3D를 넣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방통위가 실험을 시작한 방식은 왼쪽영상은 MPEG2로 압축해 12Mbps로, 오른쪽 영상은 H.264로 압축해 6Mbps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12Mbps로 보내는 왼쪽 영상은 실험방송 대상 가구가 아닌 일반 가구에서는 2D 영상을 그대로 볼 수 있다.

형태근 방통위 상임위원은 개시 행사에서 “이번 실험방송을 계기로 우리나라 3D 방송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3D 방송 선진국`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3D 방송 산업의 선순환 발전 방안 모색, 3D 방송기술의 고도화, 3D 시청 안전성 연구 등과 같은 3D 방송의 안정적 정착을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제는 = 3D 방송 중 처음으로 고화질을 구현해 냈다고는 하지만, 기존 HD에 비해 화질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HD 방송은 18Mbps로 보내기 때문에, 12Mbps인 3D 실험방송이 다소 떨어진다. 드라마와 같은 움직임이 적은 방송프로그램에서는 기존 HD와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정도지만 스포츠처럼 움직임이 많은 영상은 화질 차이가 날 수 있다. 물론 9Mbps 수준인 사이드 바이 사이드 방식보다 화질은 훨씬 뛰어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방식의 3D 방송을 실험해 볼 수도 있으며, 인코더와 같은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도 답이 될 수 있다.

세계 표준과 함께 발맞춰 가야한다는 것도 과제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 독자적인 방송 방식을 채택할 경우, TV 산업 발전은 물론 국내 수급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TTA는 ATSC와 3D 방송 방식 협력에 대해 MOU를 체결한 바 있다.

3D 방송 시장에서 세계적인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보다 더 효율적인 3D 방송 방식에 대한 연구도 이뤄져야 한다.

한양대 정제창 교수는 “세계 시장과 보조를 맞추면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왼쪽 영상과 오른 쪽 영상의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만 독립적으로 압축해 데이터양을 줄인다든가 하는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