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어워드] 한국수력원자력

폐기물 유리화 과정.
폐기물 유리화 과정.

한국수력원자력은 방사성폐기물을 유리화하는 기술로 전력 · 원자력 부문에서 그린에너지어워드의 영예를 안았다.

`방사성폐기물 처리를 위한 유리화 공정`으로 명명된 이 기술은 핵폐기물을 물리화학적으로 안정한 유리 구조 내에 가둠으로써 처분장의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폐기물의 발생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차세대 원자력 폐기물 처리 공법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보통 처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고체로 변형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로 시멘트 · 아스팔트 · 폴리머 등으로 고체화해 왔으나 유리화공법은 기존 시멘트고화체 보다 10배 이상 화학적 내구성이 우수해 방사성 물질이 환경으로 유출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울진원전에서 상용운전을 시작한 이 기술은 방사성 폐기물 처리에 있어 현재 세계 최고의 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리화과정은 폐기물 투입, 열분해, 용융, 고화 모든 과정을 한 단계로 단순화 시킨 공법이어서 처리 과정이 편리하고 용융로 몸체를 수냉각하는 유리용융로(CCIM)를 사용하기 때문에 세라믹용융로 등에 비해 사용 수명이 두 배 이상 길다는 장점이 있다.

또 현재 원전에서 사용하고 있는 처리방법에 비해 폐기물 부피 축소효과가 다섯 배 이상 뛰어나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분야에서는 소각로 등 타 기술에 비해 단일 공정으로 폐기물 소각 및 고화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운전하기가 쉽고 고온에서 운전되므로 소각로에 비해 다이옥신 발생량이 대폭 감소된다는 장점이 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분야에 적용했을 때도 미국의 전극가열식세라믹용융로(JHCM)보다 높은 온도에서 운전할 수 있어 처리속도를 1.5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고 JHCM 대비 동일 처리용량의 용융로의 규모가 4분의 1 이하여서 용융로 유지비 및 처분비용을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 한수원측의 설명이다.

미국 · 러시아 · 프랑스 · 인도 등에서 고준위폐기물 유리화기술을 개발해 왔지만 아직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는 한 차례도 없다.

미국 전력연구소(EPRI)는 1990년대부터 일찍이 방사성폐기물 유리화기술 개발을 추진했지만 용융로 개발에 실패하고 연구를 종료했다. EPRI는 지난해 한수원 유리화기술 도입을 위한 한국내 실사를 마친 후 기술도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에너지국(DOE) 또한 한수원 유리화기술 우수성을 인정하고 2008년 MOA를 체결했으며 향후 자국 내 설비건설을 목표로 올해 한수원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의 관서전력 또한 노후화된 소각로기술을 대체할 차세대기술로 유리화기술을 선정하고 지난 5월 한수원과 유리화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DOE와 관서전력이 계획대로 각각 2015, 2020년까지 유리화플랜트를 1기씩 착공해 운영할 경우 약 2조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노후화된 원전의 증가와 신규원전 시장의 확대로 방사성폐기물 처리 수요가 커짐에 따라 세계 원전시장에 유리화기술의 수출 전망이 매우 높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CCIM) 모습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CCIM)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