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 푸른 곰팡이인줄 알았는데 해로운 병균 취급을 받으며 잘렸다. 실직했다고 소문내기도 민망하지만 그렇다고 잠수 타며 우울해 하기도 불안하다. 헛헛함과 민망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막연한 앞날 때문에 마음이 바쁘다. 누구는 간만에 여유 있게 아이들과 시간 보내며 쉬라고 하고 누구는 공백이 길어지면 어려우니 아무데라도 들어가라고 한다. 저마다 다 다른 충고를 해서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다.
문제가 있어야 변화한다. 내면의 결심이 아니고서는 외부의 사고만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스스로 안 변하니까 세상을 통해 나를 변하게 하는구나 여기고 확실하게 변하자. 비워야 채울 수 있고 버려야 얻을 수 있다. 실직은 새로움을 채우고 새 것을 얻으라고 세상이 나에게 준 기회이다. 회한에 빠지거나 배신감에 몸서리치지 말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자.
`소설을 쓰고 싶다`가 아니라 `소설을 썼다`고 말하고 `창업하고 싶다`가 아니라 `창업했다`고 선언하자. 미래 모습을 과거형으로 쓰면 훨씬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이 그려진다. 일어났으면 하는 꿈보다 일어났다고 믿는 확신이 힘이 세다. 사실 불안해 해야 할 일은 미래에 대해서가 아니라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다.
밤새워 고민하고 늦잠 자며 술 푸고 머리 띵하게 지내면 실직이 곧 실패가 된다. 평상적인 삶의 리듬을 유지하며 솔직하게 현실을 인정하자. 아무렇지 않은 척 허세부리고 나를 버린 회사에 독기를 품어봐야 아는 사람은 다 안다. 해명하지 않아도 알고 변명하지 않아도 안다. 부당한 좌절은 더 큰 뜻이 있고 반드시 숨겨진 이유가 있다. 보물찾기 하듯 그 이유를 찾는데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