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산 · 학간 괴리(乖離)

기업체 산업현장과 이공계 대학교육간 괴리를 좁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괴리(乖離)는 서로 어그러져 동떨어져 있는 것. 두 주체간의 격차(Gap)를 의미한다.

기업들은 젊은 인력들이 4년간 대학 교육을 받았음에도 산업현장에서 쓸모 있는 지식을 갖추지 못했다고 푸념이다. 직원을 뽑아도 바로 현장 투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신입직원에 대해 자산이 아니라 비용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여기서 출발한다. 이렇다보니 대학 졸업자가 갖추지 못한 실무교육을 보충해준다는 사설 교육전문기관도 여럿 생겨났다.

대학도 할 말은 있다. 학교는 기초 · 원천을 습득하는 연구학습의 장이지 각 기업이 필요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창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와 학원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소구하기도 한다.

이처럼 기업과 대학간의 괴리가 존재하니 기업체들은 신입 직원보다는 경력자를 선호하게 된다. 중소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인력들이 대기업으로 뽑혀나가는 일도 빈번하다. 이 때문에 청년 취업이 어렵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은 몇년간 키워온 인력들이 회사에 보탬이 될만하면 이직을 한다고 불편함을 호소한다. 일부에서는 대기업에서 벤처기업 인력을 뽑아갈 때는 `트레이드 머니`같은 일종의 보상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기업체 요구와 실제 대학교육과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 보다 현실화되는 게 핵심이다.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10년전, 20년전 커리큘럼에 10년전 교육장비로 학습한 인력들이 현장에 괴리를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최근 각 대학 스타급 이공계 교수들이 학생을 가르치는 일보다는 `프로젝트`에 집중하거나, 과학인용색인집(SCI)급 논문을 내는 데만 집중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몸값 올리기와 이미지 개선에만 몰입하다보니 정작 후학 양성은 뒷전이라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가 기업 · 대학의 괴리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 중이라 한다. 기업체와 대학, 학생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 안이 빠른 시일내 도출되길 기대한다.

김승규 산전부품팀장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