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중소기업 팹리스, 연봉 · 복지 대기업 못지 않네

대기업 부럽지 않은 중소기업이 팹리스 업계에도 있다. 이 회사들은 연봉 수준이 높을뿐만 아니라 복지 혜택도 대기업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팹리스 업체 직원들이 여타 중소기업에 비해 좋은 처우를 받는 것은, 전체 인력의 대부분이 연구 · 개발(R&D)에 종사하는데 따른 것이다. 대기업에서도 시스템반도체 설계 부서가 있는 만큼,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석 · 박사급 고급 인재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급이나 성과급을 충분히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넥스트칩(대표 김경수)은 직원의 평균 연봉이 6400만원에 이른다. 취업 전문 업체 잡코리아가 지난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차장급이 4967만원으로, 넥스트칩은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다른 회사의 차장급보다 1500만원을 더 받는 셈이다. 김경수 사장은 “우리 회사는 석 · 박사 출신의 R&D 인력 위주라 평균 연봉이 높다”며 “일반 직원 중에서도 억대 연봉자가 몇몇 있다”고 말했다.

티엘아이(대표 김달수)는 직원들에 대한 복지 혜택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 회사가 지난해 공시한 평균 연봉은 사업 목표 달성에 따른 성과급 등 각종 수당을 모두 포함해 6340만원에 달한다. 집이 먼 직원들에게는 분당에 위치한 회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원룸을 임대해 숙소를 제공한다.

매출 기준으로 국내 팹리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실리콘웍스(대표 한대근)는 기숙사 제공은 물론이고 주택 융자 보조, 자녀 학비 보조, 의료비 보조 등 대기업이 제공하는 수준의 복지 혜택을 준다. 애플의 아이패드에 자사 제품을 공급해 유명세를 탄 이 회사는 국내에 아이패드가 출시되면 약 200명의 직원 전원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할 예정이다.

엠텍비젼은 매일 아침 직원들에게 아침 식사를 준다. 월 · 분기별로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연다. 지난달에는 회사에 있는 소품을 채로 사용하는 탁구대회를 열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도 줬다. 네오피델리티는 사내 동호회 제도를 운영한다. 야구팀을 만들어 매주 사회인 야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비 · 재정 지원을 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