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가을, 스마트그리드, 그리고 제주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한반도를 뒤덮고 있던 자욱한 안개가 걷히면서 단풍과 은행이 짙은 가을의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서울은 세계 주요국 정상과 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모이는 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막바지 준비로 바쁘다.

역사적인 G20 정상회의 개최에 즈음해 제주에서는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중심으로 전 세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실무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성과와 과제를 공유하는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위크`가 8일부터 열린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주요국회의(MEF) 스마트그리드 워킹그룹 선도국 지위에 걸맞게 전 세계 스마트그리드 어젠다를 리드하고 국제적 정보교류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액션 플랜으로 추진 중인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프로젝트는 규모와 기술, 운영적 측면에서 전 세계 스마트그리드 리더들과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주도 구좌읍 일대를 대상으로 시작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프로젝트는 시행 1년에 불과하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스마트 파워그리드, 스마트 플레이스,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스마트 리뉴어블, 스마트 일렉트릭시티 서비스 등 5개 분야에서 국내외 170여 기업들이 10개의 컨소시엄을 이뤄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중이다.

스마트 플레이스 분야의 경우 불과 6개월 만에 1차 연도 목표를 초과달성하고 사업자별로 에너지 사용에 대한 모니터링 테스트에 들어갔다.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분야에서는 전기자동차가 도입돼 시범 운행 중이다.

8일 시작하는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위크 기간에는 국내외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경제계 인사와 전문가, 외신기자 등 1000여 명이 찾게 된다. 주 후반에 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서밋이 예정돼 있는 만큼 제주와 우리나라의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알리는 좋은 기회다.

행사 기간 동안에는 스마트그리드 국제협의체(ISGAN) 차관급 회의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스마트그리드 워크숍을 비롯해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홍보관 개관식이 이어진다. 또 올 초 지식경제부와 스마트그리드 분야 협력을 위해 손잡은 미국 일리노이주가 이번엔 제주도와 스마트그리드 우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 각 국 스마트그리드 협회 간 협력체결도 예정돼 있다고 한다. 삼성SDI · LG화학 · IBM 등 국내외 21개 기업은 `스마트그리드 기업 전시회`를 통해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뽐낸다.

한국 · 미국 · 일본 · 중국 · 이탈리아 등 스마트그리드 관련 주요 국가의 정책담당자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국제콘퍼런스`와 `국제 스마트그리드 기술표준 포럼`이 열려 실증단지의 운영 성과와 스마트그리드 표준화 추진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위크는 아름다운 섬 제주가 천혜의 관광자원에 더해 스마트그리드라는 첨단 전력 · IT인프라로 세계적인 명소로 다시 한 번 이름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주문정 · 그린데일리 부장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