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풍에 태블릿 PC까지 가세하면서 모바일 기기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위한 게임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모바일 게임 시장에 안착할 경우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의 부담을 덜고 새로운 사용자층을 통한 신규 수익원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에 대한 이해 없이 자본력만 믿고 섣부른 투자에 나설 경우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빅5` 잇따라 모바일 진출 선언=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인터넷과 네오위즈, NHN 등 소위 `빅5`에 속하는 대형 PC 온라인 게임사들이 잇따라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NHN은 지난 2일 게임사업 전략 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 게임 사업에 3년간 총 1천억원을 투자해 한일 스마트폰 게임시장 1위를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NHN은 스마트폰용 게임 포털 `한게임`을 구축하고 30여 종의 게임을 무료로 제공해 스마트폰 이용자층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NHN은 사내에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며 이와 별도로 150여명 규모의 스마트폰 게임 전문 개발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네오위즈도 지난달 모바일 게임사인 지오인터랙티브를 인수하고 그룹 내 모바일 사업을 위한 계열사 `네오위즈 모바일`을 추가함으로써 모바일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CJ인터넷은 이미 지난 7월 100억원 규모의 소셜게임 투자계획을 밝힌 뒤 최근 사내 경쟁력 확보를 위한 태스크포스 `30초`를 출범시켰다.
CJ인터넷은 자체 개발 게임과 제휴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며 연내 모바일 개발사 등을 인수해 플랫폼을 구축하고 게임 개발력을 확보해 갈 계획이다.
◇`모바일`은 블루오션=대형 온라인게임사들이 속속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것은 스마트 기기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오픈마켓에 게임 카테고리가 없어 게임 애플리케이션 유통이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외국의 경우 게임 앱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미국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날씨와 뉴스에 이어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전망도 밝아 지난해 73억달러였던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매출액은 연평균 12%의 성장을 거듭하면서 2014년 13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다.
모바일 게임의 또 다른 장점은 PC 온라인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20∼30대 여성들이나 중장년층들도 잠재적인 이용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중국 게임사들의 급성장, 소셜게임의 확산 등으로 국내외 PC 온라인 게임 시장의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안으로서도 모바일 게임이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의 예측이 빗나갈 정도로 스마트 기기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모바일 서비스도 2008년 이후 매년 두 배 이상 성장 중"이라면서 "모바일 게임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과 `모바일`은 다르다=이러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게임사들의 섣부른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같은 게임 비즈니스에 속하지만,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둘러싼 환경에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PC 온라인 게임은 스케일이 크고 플레이 시간도 길어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관리를 바탕으로 한 중장기적인 서비스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반면 모바일 게임은 상대적으로 호흡이 짧아 매 순간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모바일 게임은 기획단계부터 최종 사용자의 소비방법까지 모든 과정이 온라인 게임과 크게 달라 상대적으로 변화에 더딘 대형 온라인 게임사들이 시장에 쉽게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자율적인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온라인 게임사들이 통신 시장에 대한 까다로운 규제와 대형 통신사들과의 힘겨루기에 적응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사들의 모바일 게임 투자는 피처폰 게임 때부터 계속 시도돼 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쉽지 않은 만큼 이번 스마트폰 게임 투자 등도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