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최근 출시한 맥북에어는 사양만 보면 ‘구형’에 가깝다. CPU는 1년 전 개발된 인텔 코어2듀오 프로세서(CPU)에 클럭 속도도 2㎓를 넘지 않고,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도 제일 큰 모델이 256GB다. 현재 노트북에 장착되는 메인 CPU가 2㎓ 이상의 클럭 속도를 내며 데이터 저장 공간이 500GB 이상인 점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8일 구매해 사용한 맥북에어(11.6인치, 2GB 메모리, 128GB 용량)는 사양에 대한 불안감은 덜어도 될 정도로 빠른 구동 속도가 인상적이었다.
일례로 전원을 넣고 메인 화면이 켜질 때까지의 부팅 시간은 15~16초 걸렸다. 맥OS의 특성상 부팅 속도가 좋지만 OS를 쓰는 아이맥보다도 맥북에어가 20초 가량 빨랐다. 사진, 웹브라우저 등의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맥북에어에 적용된 플래시 메모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형 맥북에어가 맥을 포함 여타 PC들과 다른 점은 HDD는 대신 플래시 메모리를 저장매체로 썼다는 것이다. HDD는 ‘플래터’라는 원형 금속판을 회전시키는 구조적인 특성상 데이터 처리에 있어 반도체인 플래시 메모리보다 늦을 수밖에 없는데 이 차이가 고스란히 제품에 반영된 느낌이다. 또 HDD가 사라져 진동이나 소음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단점은 역시 윈도 중심의 국내 인터넷 환경 상 감내할 부분이 많다는 것. 특히 쇼핑이나 금융거래가 필요한 사용자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또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다고 해도 스타크래프트2나 아이온 같은 고사양 3D 게임을 즐기기엔 무리가 있어 문서, 인터넷, 영화 감상 위주의 캐쥬얼한 PC 사용자에게 적합해 보인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