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소프트웨어 인력 어떻게 키울 것인가

[미래포럼]소프트웨어 인력 어떻게 키울 것인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 세계 휴대폰 판매량은 3억2560만대로 작년 동기 대비 13.8% 늘었다. 휴대폰 판매 증가량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이고, 시장 점유율도 19%에 달한다. 여기엔 아이폰의 공이 크니 스티브 잡스의 창의성이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바꾼 셈이다. 스티브 잡스는 앱스토어라는 파격적인 아이디어와 완전히 새로운 가치의 휴대폰을 개발함으로써 아이폰을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올려놓았다. 이 모든 것은 소프트웨어(SW)에 의한 혁신에 기인한다. 따라서 창의적 SW 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와 같은 천재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창의적인 천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다.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비범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공통적인 비결은 다름 아닌 1만시간의 경험 때문이고, 그 1만시간의 경험은 어떤 분야에서든 숙달되는 데 필요한 절대시간이라고 말한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와 같은 아웃라이어들도 스스로 자신을 표현하고 창의와 창조적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상당 시간을 준비해 왔다.

1만시간의 법칙은 비단 SW 분야만이 아니라 예술의 세계에도 적용된다. 탤런트코드의 저자인 대니얼 코일에 따르면 르네상스의 발원지인 피렌체는 몇 세대 동안 수십명의 예술적 천재가 나온 곳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피렌체의 효과적인 인재양성 멘토링 시스템인 장인길드에 있다. 장인길드에 들어가면 오랜 기간 훈련을 해야 한다. 일찌감치 다양한 재료를 다루고 스승의 그림을 모사하고 협동 작업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평범할지 모를 소년들이 높은 수준의 예술적 기량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위기와 기회가 병존하는 SW 산업에 정말 필요한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그 답은 1만시간의 노력과 훌륭한 스승 또는 시스템으로부터 노하우를 이어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데 있다. SW 개발을 잘하려면 이른 나이에 시작해서 1만시간을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환경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다른 사람이 개발한 SW를 많이 보고 참조해야 그들보다 더 창의적인 SW를 개발할 수 있다.

대기업은 관리를 맡고 중소 하도급기업들은 코딩을 하는 지금의 구조로는 창의적이고 천재적인 SW 인재를 기대할 수 없다. 국가적으로는 상당 기간 한 분야에 집중하고 노하우를 쌓아가는 전문기업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창의적 SW 인재를 양성하는 길이다.

창의적 SW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천재적 스승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천재적 스승이 부족하다면 선진 SW 개발체계를 배우고 습득해 내재화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우리가 잘 아는 CMMI는 우수 사례들을 바탕으로 SW 개발을 체계화하고 모델화한 것이다. 최근 유행세를 타고 있는 ‘코드컴플릿’의 경우에도 글로벌 기업이 수많은 SW 개발을 경험하면서 얻어진 우수한 사례를 모아 군더더기 없는 개발의 정수로 만들어낸 것이다.

천재적 인재의 양성과 창의적 SW의 개발, 그리고 SW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하루 저녁 자고 일어나면 만들어지는 허상이 아니다. 1만시간의 노력과 훌륭한 스승 또는 시스템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는 시스템을 통해 만들 수 있는 거탑이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얻어 우리나라에서도 창의적인 SW를 개발하고 전 세계 SW 산업을 선도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이상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SW공학센터장 selee@nip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