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스마트폰 전쟁 `발발`

일본 이동통신 시장에서 스마트폰 영토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소프트뱅크가 독점 공급하는 ‘아이폰’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경쟁사들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모바일 지갑, 모바일TV 등 일본형 서비스를 강화한 새로운 모델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10일 NTT도코모, KDDI 등 일본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연말과 내년 초에 걸쳐 내놓을 스마트폰을 쏟아내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격렬한 소비자 쟁탈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도코모는 최근 ‘레그자폰 T-01C(도시바)’, ‘링크스(Lynx) 3D’ ‘SH-03C(이상 샤프)’, ‘블랙베리 커브 9300(RIM)’, ‘옵티머스 챗 L-04C(LG전자)’ 등 28개 휴대폰 모델을 선보였다. 이들 스마트폰은 12월부터 내년 2월에 걸쳐 공급될 예정이다.

KDDI도 최근 ‘IS03(샤프)’ 등 스마트폰을 다수 내놓았다. 소프트뱅크 역시 ‘아이폰’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을 지켜내기 위한 ‘갈라파고스 003SH(샤프)’ 제품을 발표했다.

일본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새로 내놓은 스마트폰은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지갑(e머니)이나 모바일TV(원세그TV) 등 일본에서만 제공되는 서비스에 특화된 것이 특징이다. 애플 ‘아이폰’이 지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무기로, 이들 기능에 길들여진 일본 가입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능들은 아이폰 등 전 세계에 같은 모델이 판매되는 제품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일본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아이폰이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류지 야마다 도코모 사장은 “연말에 내놓을 스마트폰은 아이폰에서 지원하지 않는 e머니 기능을 갖고 있다”면서 “좀 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고 보다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 가열에는 제조사들 역시 한몫하고 있다. 샤프와 후지쯔는 최근 ‘심비안’ 운용체계(OS)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을 11개나 새로 내놓았다. 가세가 기운 노키아의 휴대폰 OS(심비안)를 신제품에 장착한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사례다.

시장조사업체 MM리서치 인스티튜트는 현재 일본 휴대폰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오는 2015년이면 전체 휴대폰 판매의 54.6%를 점유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지혜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