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야기]트렌드를 넘어선 메시지와 코미디,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https://img.etnews.com/photonews/1011/056233_20101111101525_257_0001.jpg)
밤하늘 별 하나가 세상을 지키듯 오롯이 떠있다. 사람들은 그 별을 샛별(금성)이라고 부르고, 개밥바라기라고도 한다. 대부분 새벽의 샛별은 기억하나 초저녁에 핀 개밥바라기는 모른다. 샛별은 떠올라 당당히 빛나지만 개밥바라기별은 어둠 속에 잠시 빛나다 스러져간다. 사람들에게 희미하게 스러지는 별은 의미가 없다. 개밥바라기는 그렇게 현실의 암흑과 자기 혼란을 묵묵히 견딘다.
개밥바라기처럼 스러져가는 식당이 있었다. 별빛은 환상적이라도 하지만 이 식당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바로 서양식당 마이웨이다. 이름과 겉포장은 그럴 듯하다. 식당 사장은 조선시대부터 음식으로 서울을 꽉 잡아 온 가문의 후손이고, 요리사는 세계 곳곳에서 16년 동안 유학하고 돌아온 해외파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이 불쾌하다. 요리사가 최고음식이라고 내놓은 스테이크는 먹을 수 없어 입을 의심하게 만들고, 코스요리의 스프는 인스턴트 맛이다. 어쩌다 저 지경까지 이른 걸까?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가 궁금하다.
◇트렌드를 넘어선 전통 코미디극=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는 대학로 소극장을 주름 잡는 배고픈 젊은이들의 연극이 아니다. 청춘의 열기를 꿈꾸며 돌아온 중년의 신사, 숙녀가 만들어내는 코미디다. 그래서 일까. 작품에는 추억을 연상시키는 웃음이 많이 등장한다.
몸 개그라 불리는 슬랩스틱이 자주 등장하고 주인공들의 몸짓과 대사에서는 한껏 격양된 연극의 냄새가 난다. 인위적이고 과장된 코미디에서 오는 거부감도 있지만 관객들은 문제 삼지 않고 자유롭게 웃는다. 관객들은 중년들의 농익은 연기에 기뻐하고, 작품의 포인트를 잘 잡는다.
◇탐나는 무대 조명=소품이나 무대에 가해지는 변화는 전혀 없다. 장소의 변동이 있는 장면에서도 이동은 없다. 하지만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는 연출력과 조명으로 식상하지 않게 극을 이끌어나간다. 식당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주방과 홀의 이동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소극장 작품은 배경이나 무대의 어설픈 이동은 자칫하면 극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기 때문에 효과적인 장면전환이 필요하다.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가 배경 이동 대신 택한 조명은 제대로 자기 몫을 해냈다. 조명은 장면전환과 과거회상에서 빛을 발하며 작품에 대한 이해에 충분한 도움을 준다.
◇메시지는 훌륭하지만 전달 방식은 아쉬워=메시지는 코미디 연극 성공의 결정타다.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는 일관되게 웃음이 아니라 메시지를 보라고 권한다. 작품은 “무대 위 배우들이 우스꽝스러운 것은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위해 도전해보라”고 전한다.
식당을 정리하고 자신의 길을 찾은 무대 위 배우들은 관객들이 보기에도 흐뭇하다. 진정 가슴이 뛰는 메시지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을까, 작품이 초연인 탓일까.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주인이 종업원을 하대하는 이유없는 욕설은 공연 내내 거슬렸고, 연기가 아닌 해설로 전달되는 극의 메시지는 작품의 완성도를 깨뜨렸다. 극에서 중간 중간 등장하는 음악 역시 지루함은 줄여줬지만, 튀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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